“국민 마음 헤아리는 노력 부족”
류우익 실장 “모든 책임 감수”
류우익 실장 “모든 책임 감수”
들끓는 민심에 청와대 안에서 뒤늦은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류우익 대통령실장은 2일 청와대 직원 조회에서 “열심히 일했지만 평가가 이렇게 낮은 데 대해, 앞장선 사람으로서 여러분께 미안하다”면서 “개인적으로 나는 언제라도 모든 책임을 감수하겠다는 생각이었고,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류 실장이 사의를 내비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으나, 청와대 관계자는 “사태의 책임을 느낀다는 취지이지, 사퇴 의사로 보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고 말했다.
류 실장은 이날 “지금 국민은 국정을 비판하고 항의하는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며 “우리로서는 당황스러운 상황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정부의 처음 출발이 그랬듯이 우리는 국민의 비판과 지적이 올바른 비판임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열린 마음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국면이 매우 가슴 아프지만 ‘우리가 이렇게 마음이 아프면 국민 마음은 오죽할까’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일에 대해 솔직하고 정당한 평가를 내렸다고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우리의 자세를 바꾸어 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열심히 일하는 게 곧 섬기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열심히 일하기 전에 국민의 마음 깊은 곳을 헤아리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본다”며 “우리가 먼저 앞장서지 말고 국민과 함께 보조를 맞춰서 국민의 지혜와 힘을 빌리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