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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정치인·관료들 전면에…9명중 7명 ‘새 얼굴’

등록 2008-06-20 22:22수정 2008-06-21 00:04

‘철통보안’ 인사 이모저모
이 대통령, 비서라인 대신 주변인사에 자문
4개월 ‘초대 실장’ 류우익 이임식서 ‘울먹’
이명박 대통령이 안팎의 인적쇄신 요구에청와대 참모진 대폭 개편으로 응답했다. 청와대 참모진 9명 가운데 7명을 새 얼굴로 바꿨고 1명은 자리를이동시켰다. 새로 짜여진 제2기 청와대 참모진은 정치인 2명, 관료 4명, 학자 2명, 언론인 1명이다. ‘안정적 관리형’ 코드가 읽힌다. 지역적으로는 영남 3명, 호남 2명, 서울 4명이다.

20일 청와대 안팎에선 참모진 개편 폭이 매우 컸던 만큼,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여러 이야깃거리들이 나왔다.

이번 개편은 철통 보안 속에서 이뤄졌다. 이 대통령이 비선라인을 통하는 대신 인사비서관실의 존안 자료를 토대로 주변 인사들에게 자문을 구하며 직접 챙기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사회 원로들을 비롯해 친이 교수그룹, 각계 전문가 등의 조언을 구했고 국정원 자료와 정보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 의원들을 수시로 불러 자문을 구한 것으로 파악된다.

수석들 상당수는 자신의 거취를 발표 전날 밤이나 당일 오전에야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수석은 교체 소식을 듣고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는 말도 들린다. 곽승준 수석은 공기업 개혁의 추진 속도를 놓고 한나라당과 마찰을 빚은 것이 막판에 교체 사유가 됐다. 이주호 교육과학문화수석은 교체 대상에서 빠져 있다가 전면 쇄신 기류와 맞물려 사퇴 쪽으로 급선회했다. 수석 중 유일하게 남은 박재완 정무수석은 정부조직 개편안을 주도한 행정 전문가인데다 성실성을 인정받아 살아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류 실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정정길 신임 대통령실장 내정을 놓고 ‘류 실장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으나, 청와대 대변인실은 “류 실장이 천거했다는 건 오해다. 이 대통령이 ‘직접 천거했다’며 허허 웃더라”고 진화에 애썼다.

이날 오후 4시 청와대 영빈관에서는 ‘1기 참모’ 고별행사가 열렸다. 행정관 등 300여명의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행사는 ‘눈물의 이임식’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류우익 대통령실장은 “대한민국의 선진화를 꼭 이뤄 달라”고 부탁했다. 류 실장은 “바로 전날(19일) 다른 수석들을 면직시키는 연설문을 썼고, 오늘 내가 떠나는 연설문을 써야 하는데 …”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여 주위가 숙연해졌다고 한다.

평소 랩 등 신세대 문화에 취미가 있은 곽승준 국정기획수석은 “절대권력인 자유를 찾아 길을 나선다”는 이임사를 남겼다. 이종찬 민정수석은 “다사다난한 허물은 모두 다 짊어지고 갈 테니, 남은 사람들은 역량을 발휘해 성공한 정부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김병국 외교안보수석은 “용기, 소신, 꿈을 가지면 좋은 일을 할 수 있다”고 희망을 강조했고, 김중수 경제수석은 “자기 일은 자기 머리로 해결하고, 남의 일은 나의 가슴을 써야 한다”는 엘리노어 루스벨트(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 부인)의 말로 이임사를 대신했다. 직원들은 이들을 박수로 보냈다. ‘초대 비서실장’으로는 역대 최단명의 불명예를 안게 된 류 실장은 서울대 지리학과 강단으로 돌아갈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지리학회 사무총장 자리도 계속 맡을 예정이다.

이임식 직후인 이날 오후 6시, 청와대 본관에서는 ‘새 사람’을 국민 앞에 소개하는 행사가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정 실장과 7명의 수석비서관을 차례차례 연단으로 불러냈다. 이는 지난 2월 첫 청와대 참모를 인선하고 내각을 짤 때 이 대통령이 선보인 방식이다. 이 대통령은 신임 참모들을 소개하면서 “업무에 경륜이 있는 사람들을 뽑았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정 실장은 “중책을 맡게돼 어깨가 상당히 무겁다”며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대통령을) 보좌하겠다”고 말했다. 2기 참모진은 최근의 어려움을 고려한 듯 ‘국민’을 특히 강조했다. “귀를 크게 열고 많은 말씀을 듣겠다”(맹형규 정무수석), “우리 경제와 국민의 저력을 믿고 성심껏 일하도록 하겠다”(박병원 경제수석) 등이었다. 권태호 황준범 조혜정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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