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부터 군 휴양시설서 휴가
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26일부터 30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취임 후 첫 휴가를 떠난다. 2006년 6월 말 서울시장 퇴임 직후 대권 레이스를 시작한 이 대통령으로선 3년 만의 휴가인 셈이다.
이 대통령은 휴가 기간에 부인 김윤옥씨와 세 딸 내외, 손자 등 가족들과 지방의 군 휴양시설에서 조용히 쉴 것으로 알려졌다. 외아들 시형씨는 최근 한국타이어에 인턴사원으로 입사해 가족 휴가를 함께하지 못한다. 이 대통령은 휴가 기간에 법장 스님의 수필집 외에 주로 시집이나 문학서를 읽으며 쉴 예정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또 테니스·수영 등의 운동도 할 예정이다.
하지만 휴가 중에도 금강산·독도 문제, 정부 수립 60돌 기념 사면 대상자 선정 등 현안에 대해 정정길 대통령실장 등 참모진으로부터 수시로 전화 보고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애초 26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1주일간 휴가를 갈 계획이었으나, 각종 현안이 많고, 외국 인사 면담 일정 등이 있어 5일로 줄였다. 주말을 제외하면 사실상 사흘이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 첫해에는 휴가를 안 갔고, 명절 연휴에는 서울시내를 돌며 현장을 점검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현대건설에 근무할 때는 27년을 재직하는 동안 회사를 떠나기 직전 가족들과 제주 여행을 간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휴가였다고 한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행정관급 이상 직원 350여명에게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평전 한 권씩을 선물했다. 이 대통령이 선물한 책은 처칠 전 총리의 외손녀 실리아 샌디스가 쓴 <우리는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돌파의 CEO 윈스턴 처칠>이다. 맹형규 정무수석과 박형준 홍보기획관 등의 추천에 따라 ‘깜짝 선물’로 선정된 이 책은 이 대통령의 최근 처지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 대통령은 책을 선물하면서 “어렵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면 결코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힘내라”는 격려의 메시지도 전했다. 책은 청와대 예산으로 구입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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