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대화 되짚어보니
“상당시간 해명에 할애” 지적도
청와대 “자신감 보여줘” 자평 이명박 대통령의 9일 밤 ‘대통령과의 대화’가 끝난 뒤, 청와대 안과 밖에서는 상반된 평가가 나왔다. 청와대에서는 이 대통령이 ‘대화’를 통해 무엇보다 강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10일 “촛불국면에서 이 대통령이 다소 위축돼 보였으나,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감을 보여줘 국민들이 믿고 따라올 수 있게끔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대화 톤이 강한 자신감으로 채워지다 보니,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말을 쏟아내는 것처럼 비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은 “대통령이 자신감을 편 것은 국민들 앞에 긍정적 측면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국민들의 어려움을 깊이 어루만져 주고, 공감을 주는 메시지가 부족했다. 홍보성 메시지는 오랜 울림을 주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말하기’의 상당 부분이 해명에 할애된 점은 약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어려운 경제문제는 ‘국제경제 환경’, 초기 국정난맥은 ‘예기치 못했던 쇠고기 파동’ 탓으로 돌리는 바람에 새 정부의 잘못은 그리 크지 않다고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 또 강만수 장관에 대한 신뢰, 검찰의 정치적 사정설 부인, 촛불시위에 대한 단호한 법 처리 등을 강조한 부분에선 구체적 설명없이 한 마디로 일축했는데, 이는 ‘단호하게’ 비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완고하게’ 보이게끔 했다. 특히 “감세는 포퓰리즘이 아니다”, “전국 골고루 자사고와 특목고를 짓겠다, “도심 재개발, 재건축 활성화하겠다”는 언급은 일반국민들의 우려와는 상당한 거리감을 드러냈다. 이밖에 해명 부분에서는 세세한 수치를 언급하면서도 향후 비전 부분에선 막연히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해 내겠습니다” 등 구호성 다짐에 그쳐 미래에 대한 신뢰감을 심어주는 데는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이다. 이밖에 전반적 분위기가 논리적 긴장으로 팽팽한 탓에 감성적 접근이 부족해 ‘감동’이 없다는 점도 지적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고학생·비정규직 시절을 이야기하며 교육문제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공감’을 자아내려 하기도 했으나, ‘까칠한’ 질문에 대해 강한 반론을 펴는 데 묻혀 전혀 부각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질문이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공격적인데다 사실관계도 맞지 않은 게 있어서 이를 해명하고 바로잡으려다보니 그렇게 흘렀다. 또 공기업 통폐합 대상인 노조위원장 등 이해당사자가 직접 등장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말해 프로그램 진행 과정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청와대 “자신감 보여줘” 자평 이명박 대통령의 9일 밤 ‘대통령과의 대화’가 끝난 뒤, 청와대 안과 밖에서는 상반된 평가가 나왔다. 청와대에서는 이 대통령이 ‘대화’를 통해 무엇보다 강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10일 “촛불국면에서 이 대통령이 다소 위축돼 보였으나,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감을 보여줘 국민들이 믿고 따라올 수 있게끔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대화 톤이 강한 자신감으로 채워지다 보니,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말을 쏟아내는 것처럼 비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은 “대통령이 자신감을 편 것은 국민들 앞에 긍정적 측면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국민들의 어려움을 깊이 어루만져 주고, 공감을 주는 메시지가 부족했다. 홍보성 메시지는 오랜 울림을 주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말하기’의 상당 부분이 해명에 할애된 점은 약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어려운 경제문제는 ‘국제경제 환경’, 초기 국정난맥은 ‘예기치 못했던 쇠고기 파동’ 탓으로 돌리는 바람에 새 정부의 잘못은 그리 크지 않다고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 또 강만수 장관에 대한 신뢰, 검찰의 정치적 사정설 부인, 촛불시위에 대한 단호한 법 처리 등을 강조한 부분에선 구체적 설명없이 한 마디로 일축했는데, 이는 ‘단호하게’ 비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완고하게’ 보이게끔 했다. 특히 “감세는 포퓰리즘이 아니다”, “전국 골고루 자사고와 특목고를 짓겠다, “도심 재개발, 재건축 활성화하겠다”는 언급은 일반국민들의 우려와는 상당한 거리감을 드러냈다. 이밖에 해명 부분에서는 세세한 수치를 언급하면서도 향후 비전 부분에선 막연히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해 내겠습니다” 등 구호성 다짐에 그쳐 미래에 대한 신뢰감을 심어주는 데는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이다. 이밖에 전반적 분위기가 논리적 긴장으로 팽팽한 탓에 감성적 접근이 부족해 ‘감동’이 없다는 점도 지적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고학생·비정규직 시절을 이야기하며 교육문제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공감’을 자아내려 하기도 했으나, ‘까칠한’ 질문에 대해 강한 반론을 펴는 데 묻혀 전혀 부각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질문이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공격적인데다 사실관계도 맞지 않은 게 있어서 이를 해명하고 바로잡으려다보니 그렇게 흘렀다. 또 공기업 통폐합 대상인 노조위원장 등 이해당사자가 직접 등장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말해 프로그램 진행 과정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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