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기를 여야가 함께 극복해야 한다는 데는 쉽게 합의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기조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격론이 불가피할 것이다.”
최재성 민주당 대변인은 21일, 이명박 대통령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25일 회담을 이렇게 전망했다.
그의 전망이 아니더라도, 두 사람의 이번 만남은 ‘정치회담’이 아니라 ‘경제 토론회’가 될 것 같다.
그런 전망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이번 회담이 마련된 계기가 미국발 금융위기라는 점이다. 회담의 시기와 의제를 조율한 것도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정책위의장들이다. 둘째, 두 사람 모두 정치보다는 ‘경제 전문가’를 자처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치를 잘 모르고, 정세균 대표는 아직 대선주자라고 보기 어렵다.
셋째, 인식의 차이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세균 대표를 정치적 ‘카운터 파트’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도 이명박 대통령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적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심지어 양쪽은 이번 회담을 부르는 ‘용어’조차 일치시키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번 회담을 ‘오찬회동’이라고 부른다. 영수회담은 정파를 대표하는 당수들끼리 만날 때 사용하던 용어인데, 지금은 대통령이 당 대표가 아니니 영수회담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영수회담이 아니라면 청와대에서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 제시해야지, 오찬 회동은 ‘점심 먹으며 만난다’는 얘긴데 그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만남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을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초반 실정에는 ‘소통’의 부재가 한몫 했다. 이 대통령 스스로, 한나라당 스스로 그렇게 분석했다. 따라서 정세균 대표를 만나자고 한 것 자체가 태도의 변화를 의미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세균 대표를 만난 다음날 국회 원내대표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한다. 야당과, 국회와 적극적으로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지지율 정체의 늪에 빠져 있는 민주당도 이번 기회를 정치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인상적인 경제 정책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대안 정당’의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부가세 3% 포인트 한시적 경감안에 대해 ‘현장’의 호응은 놀랄 정도로 뜨겁다”고 말한다. 정세균 대표 개인적으로도 이번 회담은 국민들에게 ‘야당을 대표하는 인물’이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대화는 정치의 기본이다.
성한용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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