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우왕좌왕 한나라 반성도 없이” 발끈
“정부 하는일에 무조건 반대하는 사람들 안타깝다. 순방기간 내내 여야협력 모습 그렇게 부러울 수 없어”
이명박 대통령이 9일 외국 순방에서 돌아오자마자 반대세력을 직접 비판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아침 방송된 제10차 라디오연설에서 “소수이기는 하지만 아직 이곳저곳에서 정부가 하는 일을 무조건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 인도네시아 등 3개국 순방 성과를 주로 설명한 뒤, 끝 부분에 이런 내용을 담았다. 이 대통령은 “이번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 인도네시아 순방기간 내내 제가 부러웠던 것은 선진국이든 개도국이든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에는 여야가 따로 없는 모습이었다”며 “공식 행사가 있을 때마다 야당 대표가 참석해 국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이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야당을 겨냥한 것으로 비춰진다. 구체적으로는 2월 임시국회에서 금산분리 완화를 위한 은행법 등 굵직한 쟁점법안들이 처리되지 않았던 일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굉장히 엄중한 시기인데, 함께 힘을 모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포괄적 취지에서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연설 내용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여야가 합의한 은행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한 실질적 이유는 한나라당 지도부가 우왕좌왕하는 등 ‘자충수’라는 평가가 더 많은데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이 이에 대한 반성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협조하고 싶어도 못한 상황을 만든 장본인이 엠비악법 속도전을 주문한 대통령과 무능한 한나라당 아니냐”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 “대통령이 10번의 라디오 연설을 했는데 케이비에스(KBS)가 왜 야당에 반론권을 주지 않느냐”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중순 <한국방송>이 한나라당 대표에게까지 반론권을 주자, 민주당이 “부적절한 반론권”이라고 반발하면서 원내교섭단체의 반론 방송은 중단된 상태다.
권태호 송호진 기자 ho@hani.co.kr
권태호 송호진 기자 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