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통령 “치킨값 너무 비싼 거 같다”

공정위 업무보고 자리서 발언 ‘나도 2주에 1번은 치킨 먹는데…’
청와대 “그런 발언 없어”

최근 롯데마트의 5000원짜리 치킨 판매에 따른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프랜차이즈 치킨 업체에서 파는) 치킨값이 너무 비싼 거 같더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가 치킨 판매를 중단한 뒤에도 치킨가격의 적정성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15일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업무보고를 전후해 환담을 나누는 자리에서 본인도 2주에 1번 정도씩 치킨을 사먹고 있는데 가격이 너무 비싼 거 같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정위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공정위 청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런 발언을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영세 상인들을 보호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의 (값싼 치킨을 먹을 수 있도록 하는) 선택권도 중요하다”며 “어느 한 측면만 봐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현재 5대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 업체를 대상으로 치킨값 짬짜미(담합) 조사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따라서 이날 이 대통령의 발언이 담합 조사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앞서 롯데마트는 지난 9일부터 전국 82곳의 매장에서 프라이드치킨 한마리(900g 안팎)를 5000원에 팔았다가, 대형마트가 싼값에 프라이드치킨까지 내놓아 골목상권을 잠식하려 든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닷새 만에 판매를 중단했다.

한편 이날 이 대통령의 치킨값 발언에 대해 청와대 쪽은 “대통령이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황보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