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언론 “남북 올 1월 중국서 접촉”
정부 당국자 “알지 못해” 여지둬
정부 당국자 “알지 못해” 여지둬
남북 정상회담 추진설이 솔솔 불거지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은 일제히 부인했지만 “사실무근” 같은 강한 표현 대신 “알지 못 한다”, “모르는 얘기” 등의 여지를 두는 표현을 썼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4일 “남북한이 지난 1월 중국에서 정상회담 실현을 목표로 비밀 접촉을 했다”고 한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따서 서울발로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 비밀접촉에 북한에서는 남북관계를 주로 담당하는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 관계자가 나왔다”며 “정상회담에 걸림돌이 되는 지난해 3월의 천안함 침몰사건과 11월 연평도 포격사건, 핵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를 협의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한국 쪽은 회담이 북한 외의 장소에서 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며 “(접촉에서 회담에 대해) 결론을 내지는 않았지만, 북한은 무력도발에 대해 유감 표명도 가능하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그러나 북한이 2월 초 남북 군사실무접촉에서 천안함 침몰사건 관여를 부인하고 연평도 포격도 한국에 책임이 있다고 한 데 대해 한국 정부 관계자는 “당과 군 사이에 의견 조율이 돼 있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보수적인 대북 전문가로 꼽히는 유호열 고려대 교수도 3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주최로 열린 ‘언론인 초청 간담회’ 발제를 통해 “남북관계의 획기적 전환을 위해 남북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재차 타진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으며, 이명박 정부는 이에 대해 비교적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기 시작한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교수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평화의 길은 아직 막히지 않았다’며 유화적인 대북 자세를 취한 점과 남북 정상회담을 하려면 금년 상반기 중에 접촉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 비춰보면, 지금쯤 뭔가 물밑 접촉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분석을 제기한 것”이라면서도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사이 접촉 여부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들은 일제히 부인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외교안보수석실 주요 관계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알지 못하는 얘기’라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당국자도 “전혀 모르는 얘기다.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공식 외교안보 라인 대신 지난 2009년 남북 정상회담을 협의했던 임태희-김양건 라인 사이 접촉이 다시 이뤄지고 있고, 이 때문에 공식 라인은 조심스럽게 부인하는 태도를 보이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손원제 기자, 도쿄/정남구 특파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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