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상하이 스캔들’ 파문 확산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청와대는 언론 보도 직후 정부 합동조사단 구성을 지시하는 등 엄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외교망신이다”, “보은인사가 원인이다”라는 비판이 따갑다.
청와대 관계자는 10일 “물가, 전세난 등 경제 문제로 고전하는 상황에서 외교 분야에서까지 탈이 났다. 집권 후반기라는 게 이런 것인가 싶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청와대는 특히 자질이 부족한 인물을 대선 공신이라는 이유로 총영사에 기용한 이명박 대통령의 보은인사에 이번 사태의 원인이 있다는 지적에 불편한 기색이다. 이번 사태의 중심인물로 거론되는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는 2007년 이명박 당시 대선후보 경선 선대위 조직본부장과 국제위원장을 지냈고, 대선 직전에는 이 대통령의 서울필승결의대회 준비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대선 뒤 2008년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에 실패한 뒤 그해 4월 상하이 총영사에 임명됐다. 외교나 경제와는 거리가 먼 ‘보은인사’라는 지적이 당시에도 많았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인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기독교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특임공관장에) 좋은 사람을 데려와야지, 가까운 사람, 캠프 일 했던 사람, 대선에 공이 있던 사람들로 채워서는 곤란하다”며 “기준이 없이 가까워서 능력 없어도 인사를 하게 되니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런 비판에 대해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아직 정부 조사단이 조사 중이고 이 사건을 어떤 사건으로 봐야 할지 결정나지 않았기 때문에 답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보은인사라기보다는 사람의 문제 아니겠냐”며 “직업 외교관도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고, 정치적으로 임명됐어도 일 잘하는 사람도 있다”고 해명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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