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비지니스 프렌들리’ 주창하더니 대기업 사업확장 비판
누리꾼 “MB가 윤리를 말하다니” “유체이탈 화법” 비꽈
누리꾼 “MB가 윤리를 말하다니” “유체이탈 화법” 비꽈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대기업들에 “서민생업 침범을 자제하라”고 말한 것을 놓고 ‘재벌을 키운 당사자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누리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25일 재벌들이 빵, 물티슈, 순대 등으로 마구잡이로 사업을 확장한 것을 놓고 “대기업들이 소상공인 생업과 관련한 업종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공직자에게는 공직윤리가 있고, 노동자에게는 노동윤리가 있듯이, 이는 기업의 윤리와 관련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흉년에 헐값으로 나온 빈농의 땅을 사들이지 않아 존경받았던 경주 최씨 가문의 사례를 들어 재벌들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세균 민주통합당 의원은 26일 트위터(@sk0926)에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에 판 깔아주고 4대강 개발로 강 주변 땅 투기 분위기 만든 정권이 할 말은 아니지요”라며 “하여튼 남 말하듯 하는 대통령 어법은 어떻게 하나도 변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라고 비판했다.
트위터 이용자 ‘TdtalEcli***’는 “이명박 정권과 여당은 여러 규제완화로 재벌에게 막강한 권력을 안겨주었다”며 “재벌이 볼펜과 복사지를 공급하고, 통닭과 피자를 팔아대는 말 그대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우리를 지배하는 무서운 세상을 현실로 만들어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이명박 대통령은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비지니즈프랜들리’(친기업)를 표방하며 규제완화와 자율 규율을 내세워 재벌들의 골목상권 침투를 방조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명박 정부 들어 출자총액제도 폐지, 지주회사 규제 완화, 법인세 인하 등 친재벌 정책이 잇따라 추진되었다. 그 결과 재벌들이 계열사와 진출 업종을 마구잡이로 늘려 2~3세대들에게 몰아주면서 이른바 ‘순대 재벌’, ‘물티슈 재벌’이 탄생한 배경이 되었다. 기업형유통업체(SSM)와 관련해서도 이 대통령은 논란이 한창이던 2009년 6월 재래시장 상인들과 만나 “대형마트를 못 들어서게 한다는 건 법률적으로 안 된다”고 말했다. 사실상 대기업들의 골목상권 침공을 두손 놓고 방기한 셈이다.
이에 대해 ‘jch***’는 “문어발에서 지네발로 진화하는 재벌과 이명박과의 공생”이라고 비판했고, ‘iron_h***’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을 허락해준 사람이 바로 이명박”이라고 말했다. ‘genman***’은 ‘나꼼수’식 화법을 빌어 “유체이탈 화법의 진수”라고 비꼬았다.
누리꾼 ‘iron****’은 네이버 기사 댓글을 통해 “MB가 윤리를 언급하다니 정말 명언만 골라서 한다”며 “MB 입에서 윤리 이야기 나오는 것 보니 윤리가 바닥에 떨어지긴 했구나”라고 말했다.
보수적 가치를 지향한다는 ‘parg****’는 “재벌들을 자유롭게 풀어준 것은 MB의 실책”이라며 “우리나라 경제를 재벌들에게 그냥 갖다 바치는 꼴이 되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오늘날의 재벌들은 그야말로 돈 귀신들”이라며 “정말 상도의를 논하고 그런 집안에서 교육을 받은 자손이라면 이런 시장(소상인)에 뛰어들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그는 “오늘날의 재벌들은 그야말로 돈 귀신들”이라며 “정말 상도의를 논하고 그런 집안에서 교육을 받은 자손이라면 이런 시장(소상인)에 뛰어들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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