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대변인 따라다니며 전담 지원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한테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피해 여성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 행사 지원을 위해 임시로 고용된 대학생이다. 이 여성은 재미동포 자녀로 미국 국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미 한국대사관은 이번 행사를 치르기 위해 30명이 넘는 ‘지원 요원’을 선발했다. 대부분 학생들이다. 이들은 6일부터 8일까지 3일 동안 행사 안내나 모니터링, 신문 스크랩 등을 지원했다. 3~6개월 채용되는 ‘인턴’과는 다르다.
특히 피해 여성은 윤 대변인을 개인적으로 돕는 역할을 맡았다. 공식 행사장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할 때 지리 안내 등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대변인은 일이 많고 언어 문제도 있으니 영어를 잘 하는 지원 요원을 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을 포함한 지원 요원들은 수행단이 머문 페어팩스호텔에서 함께 숙식을 했다. 한국과의 시차 등으로 인해 밤 늦게까지 일한 뒤 새벽에 일어나 지원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2인1조로 해서 방이 배정됐다. 이 여성은 7일 밤 성추행을 당한 뒤 자신의 호텔 방에 울면서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경찰에 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관련 내용들이 다른 지원 요원들에게 알려졌다.
<연합뉴스>가 워싱턴 경찰국으로부터 받은 신고 보고서를 보면, 이 여성은 경찰에 용의자가 “허락 없이 엉덩이를 ‘움켜쥐었다’(grabbed)”고 신고했다. 사건 발생 장소는 백악관 인근 워싱턴호텔이었고, 신고 장소는 페어팩스호텔이었다. 피해자 정보는 영문 머리글자 2개로 처리된 이름과 함께 여성이라는 사실 외에는 표시돼 있지 않으며, 용의자 정보는 56살 남성으로 돼 있다.
그러나 주미 한국대사관 쪽은 사건 내용은 물론 피해 여성의 인적 사항 등에 대해 전혀 밝히지 않고 있다. 한 대사관 직원은 “피해 여성과 접촉을 하면 압력을 넣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어 접촉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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