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국 항공편 예약 누가 지시했나?
윤 전 대변인의 귀국 항공편 예약을 누가 지시했는지도 사건의 진실을 규명할 중요 쟁점이다. 항공편을 알아보고 예약하라고 지시한 이가 결국 윤 전 대변인의 귀국을 결정하고 종용한 인물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겨레> 취재 결과, 윤 전 대변인의 귀국 항공편을 예약한 사람은 주미 한국대사관 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그 직원에게 항공권 예약을 지시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대사관 쪽은 “간접적으로 내려온 지시에 따른 것이었고, 누구의 지시였는지는 모르는 상태에서 (예약을) 문의한 것이었다고 한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져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이 홍보수석에게서 항공편 예약 사실을 전해들었다고 주장했지만, 이 수석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이 수석이 저한테 1시30분 비행기를 예약해 놓았으니 핸드캐리 짐을 찾아서 이 수석이 머물고 있는 윌러드 호텔에서 가방을 받아 나가라고 했다. 저는 그 지시를 받고 덜레스공항에 도착해 제 카드로 비행기 좌석표를 사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이 수석의 지시로 귀국 항공편 예약이 이뤄졌고, 자신은 항공권 발권과 요금 지불만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수석은 “(윤 전 대변인에게) 그런 말을 한 기억이 없다”고 반박했다.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수행한 청와대 홍보수석실 관계자는 “윤 전 대변인 본인이 귀국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평일이니까 비즈니스석은 있지 않겠나 해서 여권을 가져다 달라고 했고, 현지 문화원장이 (여권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 전 대변인이 스스로 귀국하기로 하고 항공편도 알아봤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청와대가 윤 전 대변인의 귀국을 ‘성추행범 격리’ 차원에서 결정했다고 밝히면서, 항공권 예약에도 청와대가 관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와인바 문닫은 10시 이후 뭐했나?
윤 전 대변인이 더블유 워싱턴호텔 와인바에서 술자리를 끝낸 뒤 행적을 둘러싸고도 의문이 일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이 호텔 와인바에서 7일(현지시각) 밤 9시30분부터 30분가량 피해 여성 및 운전기사와 함께 술을 마셨다고 주장했다. <한겨레>가 이 와인바에 확인해보니, 주중에 이곳은 밤 10시에 문을 닫는다고 했다.
그러나 윤 전 대변인이 숙소인 페어팩스호텔에 도착한 시간은 8일 0시30분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주미대사관 쪽이 주변 사람들의 증언을 토대로 파악한 내용이다. 윤 전 대변인이 밤 10시 이후부터 약 2시간가량 누구와 어디에서 보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숙소로 돌아온 뒤의 행적도 의문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방미 취재중이었던 일부 기자와 수행팀 실무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전 대변인은 페어팩스호텔로 돌아와 2층에 자리한 임시행정실에서 현지 요원 등과 술을 마시다 새벽 3시께 호텔을 나갔으며, 2시간여 뒤에 만취한 상태로 돌아오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한다. 이런 내용을 종합하면, 7일 밤 10시 이후 6~7시간에 걸쳐 윤 전 대변인이 장소를 옮겨가며 누군가와 술을 마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윤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이 부분에 대해선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윤 전 대변인은 더블유 워싱턴호텔 와인바에 운전기사도 동석해 지원요원을 성추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동석한 운전기사가 술자리의 모든 상황을 목격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3명이 술자리에 간 것은 맞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이, 윤 전 대변인이 성추행을 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다”고 말했다. 성추행은 순식간에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운전기사가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발생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수헌 기자, 워싱턴/박현 특파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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