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 정치적 고향
삼성 대규모 공장 건설중
“시 주석 배려 행보” 분석
삼성 대규모 공장 건설중
“시 주석 배려 행보” 분석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29일부터 중국 산시성에 있는 천년고도 시안을 방문한다고 20일 청와대가 밝혔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때 지방 방문도시로 시안을 선정한 배경에 대해 “시안은 3000년의 역사를 가진 문화의 고도이고, 중국 서부개발의 거점이며, 중국 3대 교육도시의 하나로 중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옛 실크로드의 출발점인 시안은 주나라 때부터 당나라에 이르기까지 13개 왕조가 1200년 동안 수도나 근거지로 삼았던 고도로서 진시황릉과 병마용갱 등 역사적 유물이 많아 중국문화의 상징성을 간직하고 있는 도시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하면서 시안을 방문지로 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 대통령들은 우리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고 일제 강점기 임시정부가 활동했던 상하이를 4차례, 청두와 칭다오를 묶어 한 차례 방문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이 베이징에서 1200㎞나 떨어진 시안을 방문지로 낙점한 것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각별한 유대를 통해 대북문제와 경제협력 등 한중 간 공조를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시안이 자리 잡은 산시성이 시진핑 주석의 정치적인 고향 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시 주석 부친의 고향이 시안 인근의 푸핑이고, 시 주석도 문화대혁명 때 하방돼 산시성 옌안시에서 7년 동안 생활한 바 있다.
국내에선 삼성전자가 중국 역대 최대 투자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시안에 짓고 있다. 시 주석도 당시 삼성전자와 협력업체들의 시안 투자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박 대통령의 시안 방문이 시 주석을 배려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시안에서 산시성 고위 지도자들을 만나 산시성과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한다. 또 시안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을 둘러보는 한편 동포·주재원 간담회, 유적지 시찰 등을 한 뒤 30일 오후 귀국할 예정이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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