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새로 임명된 김기춘 비서실장이 청와대 기자회견장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3.8.5. 청와대사진기자단 한겨레 강창광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5일 새 비서실장으로 자신의 최측근 인사로 꼽히는 김기춘(74) 전 법무부 장관을 임명한 데 대해 야당들은 “불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엄중한 정국에 불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신임 비서실장은 검사였던 1972년 유신헌법을 초안했다. 국회의원 시절에는 한나라당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하였던 인물이다. 1992년 14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는 당시 법무부장관의 신분으로 주요 영남 기관장들을 모아놓고 “우리가 남이가?” 하는 발언으로 지역감정을 조장했던 유명한 초원복집 사건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과거에 많은 공작정치를 한 사람”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김 수석대변인은 이어 “신임 비서실장은 박 대통령의 핵심 자문 그룹인 7인회에 소속되어 왔던 구시대 인물이다. 과연 새로운 시대에 요구되는 경제 민주화와 복지 정책 등 수많은 국정 과제에 대해서 제대로 대처해 나갈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는 박 대통령이 허태열 비서실장을 임명 6개월만에 이례적으로 전격 경질한 이유에 대해서도 “청와대의 납득할 만한 설명이 우선됐어야 했다. 개인 비리 때문인지 엄중한 정국 상황을 초래한 부분에 관한 책임 추궁인지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어 “이번 인사는 실망스럽고 암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통령이) 그토록 유신과 단절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국민통합의 대한민국을 열겠다고 수백번 강조했다. 그러나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은 유신헌법을 초안하고 유신의 잔재 위에서 뼈가 굵은 사람이고, 92년 법무부 장관 재임 당시에는 지역 감정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며 국민 분열을 선도했던 민주주의 시대에 걸맞지 않은 공안검사 출신이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 대변인은 “지금 온 국민은 국정원 대선 개입으로 대통령의 입만 바라보고 있는데 돌아온 것은 철저한 유신 인사, 반민주 인사로 불통을 고집스럽게 밀고 가겠다고 응대했다. 대통령이 나서라는 야당들의 목소리를 이번 인사로 깔고 뭉개겠다는 것이 아닌지 심히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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