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13.8.15/뉴스1
광복절 경축사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공식 제안
한-일 과거사 문제엔 “책임있고 성의있는 조치 기대”
한-일 과거사 문제엔 “책임있고 성의있는 조치 기대”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인 15일 북한에 추석 전후 이산가족 상봉과 비무장지대(DMZ) 안 세계평화공원 조성을 공식 제의했다.
박 대통령은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8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한의 공동발전을 위해) 먼저 남북한 이산가족들의 고통부터 덜어드렸으면 한다. 이번 추석을 전후로 남북한의 이산가족들이 상봉할 수 있도록 북한에서 마음의 문을 열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어 “분단과 대결의 유산인 비무장지대에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하기를 북한에 제의한다”며 “비무장지대를 평화의 지대로 만듦으로써 우리의 의식 속에 남아 있던 전쟁의 기억과 도발의 위협을 제거하고, 한반도를 신뢰와 화합, 협력의 공간으로 만드는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개성공단 정상화를 계기로 자신이 구상해 온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일관되게 추진하겠다는 뜻도 거듭 밝혔다. 그는 “개성공단 사태가 발생한 지 133일 만에 재발방지와 국제화에 합의했다. 이번 합의를 계기로 과거 남북관계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상생의 새로운 남북관계가 시작되기를 바란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상식과 국제적 규범이 통하는 남북관계를 정립해 진정한 평화와 신뢰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박 대통령은 한-일 관계와 관련해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를 거듭 촉구하는 등 기존의 원칙적인 태도를 견지했다. 박 대통령은 “일본은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함께 열어갈 중요한 이웃이지만,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최근 상황이 한일 양국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과거를 직시하려는 용기와 상대방의 아픔을 배려하는 자세가 없으면 미래로 가는 신뢰를 쌓기 어렵다”며 “양국이 진정한 협력동반자로 발전될 수 있도록 일본의 정치인들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용기있는 리더십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특히 과거 역사에서 비롯된 고통과 상처를 지금도 안고 살아가고 계신 분들이 아픔을 치유할 수 있도록 책임있고 성의있는 조치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경축사 말미에서 “저는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활짝 열고, 품격있는 나라를 만들어 가겠다”면서도, 여야를 향해서는 “정치권에서도 새로운 협력의 동반자로 국민과 함께 새 시대를 열어나가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외 국내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경축사에 대해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의지와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비전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배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을 비롯한 정국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이 없는 것은 상황 인식이 안이한 것 아닌지 묻게 된다”고 지적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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