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건 감사원장
양건 감사원장이 23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양 원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3월 감사원장에 임명됐으나,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그 자리를 유지했다. 양 원장의 임기는 2015년 3월까지다. 감사원의 한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임명을 받은 사람으로서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한 감사 결과로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부담을 느껴온 것 같다”고 밝혔다. 청와대 안팎에선 양 원장이 “할 만큼 일을 했다. 이제는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고 밝혔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감사원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4대강 사업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씨의 한식 세계화 사업, 문화방송·방송문화진흥회, 원자력발전소 수주 등 이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한 감사 결과를 잇따라 발표했다. 이로 인해 새누리당의 친이명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양 원장이 자리를 지키기 위해 ‘정치 감사’를 한다는 비판이 쏟아졌으며, 그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기도 했다.
양 원장은 한양대 법대 교수 출신으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입법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2008~2009년 사이 국민권익위원장을 맡았으며, 2011년 감사원장에 발탁됐다. 이 전 대통령 시절에는 4대강 사업에 대해 제대로 된 감사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가 그가 퇴임한 직후 “4대강 사업이 사실상 대운하 사업이었으며, 이로 인해 국가 예산을 낭비하고 수질을 오염시켰다”는 내용의 감사 결과를 내놓아 큰 논란을 일으켰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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