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8일 발리서 정상회의 예정
정부 “정상들간 얘기 나눌 가능성”
정부 “정상들간 얘기 나눌 가능성”
*TPP: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7~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인 가운데, 정부와 청와대가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그동안 적극 검토해왔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티피피) 협상 참여를 공식화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티피피는 미국 주도로 일본과 호주, 칠레, 멕시코, 캐나다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2개국이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최근엔 태국과 대만, 필리핀 등도 참여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3일 브리핑에서 “정부가 그동안 티피피 협상 참여를 지속적으로 검토해 왔다. 티피피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들이 에이펙에 많이 가입돼 있고 아태지역 협력을 넓히는 것이어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의 때 참여를 공식화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APEC 정상회의에서) 그렇게까지 (결론이) 갈지는 모르겠다”면서도 “실무진 차원에서는 늘 (참가에 대한) 이야기가 있고, 이번에 정상 차원에서 서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라고 밝혔다. 주 수석은 또 “제가 이야기하긴 적절하지 않지만, 말한 내용을 잘 유추해 보시길 바란다”고 했다. 정부가 그동안 ‘검토하고 있다’는 수준의 태도를 바꿔 협상 참여 쪽으로 기울었음을 내비친 것이다.
티피피 협상의 득실과 관련해 정부는 우리가 빠진 티피피가 체결될 경우 이 지역 무역 경쟁에서 일본에 주도권을 뺐기고 기술표준 문제 등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참여하게 되면 우리와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돼 있지 않은 일본이나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부품소재나 농축산물 개방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예민한 사안이기도 하다.
앞서 미국의 통상전문매체인 ‘인사이드 유에스 트레이드’는 이날 한국 정부소식통을 인용해 “한국 정부가 티피피 참가를 거의 공식 결정했다. 에이펙 정상회의 기간에 발표할지, 그 전에 서울에서 발표할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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