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가운데)이 4일 오후 영국 런던 버킹엄궁에서 열리는 국빈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및 남편 에든버러 공작과 함께 도착하고 있다. 런던/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여왕 내외와 황금마차 타고 이동
100명 규모 의장대 사열받고
영국 의회 방문·양당 당수 만나
한국전 참전기념비 기공식 참관
100명 규모 의장대 사열받고
영국 의회 방문·양당 당수 만나
한국전 참전기념비 기공식 참관
프랑스 방문을 마치고 4일 밤(이하 현지시각) 영국에 도착한 박근혜 대통령이 5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주최하는 환영식을 시작으로 영국 국빈방문 공식 일정에 나섰다.
박 대통령은 환영식 이후 여왕 주최 오찬 및 전시물 관람 행사에 참석하고 나서, 한국전 참전기념비 기공식을 지켜본 뒤 무명용사 묘를 방문해 헌화했다. 오후엔 영국 의회를 방문해 영국 상·하원 의원 100여명과 대화했으며, 저녁에는 에드 밀리밴드 노동당 당수와 집권 보수당의 연정 파트너인 자민당 당수 닉 클레그 부총리를 차례로 접견했다. 박 대통령은 버킹엄궁에서 열린 여왕 주최 국빈만찬에 참석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9개로 촘촘하게 짜인 영국 방문 첫날 일정을 모두 마쳤다.
특히 공식 환영식은 영국 왕실이 ‘국빈’으로 초청하는 인사에게만 제공하는 화려한 의전과 예우를 갖춰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의 국빈방문은 한국 대통령으로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로, 10년도 안 돼 한 나라의 대통령을 두 차례나 국빈으로 초대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미국도 역대 대통령 대부분이 영국을 찾았지만, 아들 조시 부시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만 국빈으로 방문했다.
환영식은 엘리자베스 여왕 내외를 비롯한 왕실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으며, 버킹엄궁에서 1㎞ 떨어진 근위기병대 연병장 ‘호스가즈’에서 사열을 받는 것으로 시작됐다. 사열식이 진행되는 동안 런던 도심의 그린파크와 런던타워에서는 41발의 예포가 발사되고, 근위사단 군악대는 애국가 등을 트럼펫으로 연주했다. 박 대통령은 200여명의 말 탄 기병들과 의장대의 사열을 받은 뒤, 엘리자베스 여왕 내외와 함께 백마 6마리가 끄는 황금색 마차를 타고 버킹엄궁으로 향했다. 통상의 환영식에서는 여왕과 국빈이 마차를 타고, 그 배우자는 여왕의 부군 에든버러 공작(필립공)과 함께 다른 마차를 타는 게 관례이지만, 미혼인 박 대통령은 여왕 내외와 함께 마차를 타고 이동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박 대통령을 위해 버킹엄궁에 한국과 관련된 소장품을 특별 전시했으며, 박 대통령은 여왕 주최 국빈 만찬에 한복을 입고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여왕 즉위 6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에 영국을 방문하게 된 것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지난 7월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 사이에서 태어난 ‘로열 베이비’인 조지 왕증세손의 탄생을 축하했다.
런던/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