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2014년도 신년 인사회에서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14.1.3 / 청와대사진기자단
김한길 대표, 새누리당의 ‘정당 공천 폐지’ 무성의 지적하자
‘대선 개입 특검 도입’ ‘사회적 대타협위 구성’ 등엔 묵묵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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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개입 특검 도입’ ‘사회적 대타협위 구성’ 등엔 묵묵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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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여러 제안들에 대해 내놓은 반응은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에게 던진 “잘하세요” 뿐이었다고 참석자가 전했다.
신년인사회에 김 대표와 동행한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앉은 헤드테이블에 김한길 대표, 황우여 대표 등이 함께 앉았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대통령과 여당 대표도 있으니 말씀드리겠다.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구성됐고, 여기에서 (올해 지방선거부터 적용할) 기초선거 정당 공천 폐지를 논의하는데, 민주당은 전당원 투표를 통해 폐지를 결정했지만, 여당은 (폐지 여부에 대한)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으니, 폐지할 수 있도록 분명한 입장을 여당에 말씀해주시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황우여 대표한테 “잘하세요”라고 한마디를 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이날 김한길 대표가 야당 대표 자격으로 신년인사회 공개 발언에 나서, 국가기관 대선 개입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도입과 사회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대타협 위원회’구성 등을 제안한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 대표는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새누리당 대표에 이어 마지막 순서로 공개 발언에 나서 “지난 대선과 관련된 의혹들은 모두 특검에 맡겨 정리하고, 경제는 경제 민주화를 통한 경제 활성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돌아보면 2013년 지난해는 여러 가지로 힘든 한 해였다.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으로 ‘민주주의’가 상처받고, 사회·경제적 양극화의 심화로 ‘민생’은 더욱 고단했다. 그런가 하면 남북관계와 동북아의 긴장이 높아지면서 한반도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 정치는 실종된 한해였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는 “사회·경제적 양극화로 인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대타협 위원회와 같은 협의체’가 필요하다. 여기에는 여야정과 경제 주체들이 함께 참여하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 그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라면 민주당은 그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새해에는, 여야는 물론 대통령과 야당도 충분히 소통하는 정치로, 대통령이 주창하시는 국민 대통합과 민주당이 추구하는‘국민 생활의 균등한 향상’이 실현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김관영 대변인은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헤드테이블에서 바로 옆에 붙어 앉아 있지 않아, 두분이 일대일로 대화를 나눈 것은 없었다. 또 김한길 대표의 공개 제안에 대해 대통령께서 구체적인 대답을 하지 않았다”며 “오늘 대통령이 경제 활성화, 원칙을 많이 강조했는데, 법치주의도 중요하지만 소통과 통합에 대해 더 강조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지난해 5월 취임한 김 대표가 청와대 행사에 참석한 것은 대표가 된 이후 처음이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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