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청와대사진기자단
인도를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오전(이하 현지시각) 인도 현지에서 지난 16일 북한이 상호비방 중지와 한-미 군사훈련 중단 등을 요구한 이른바 ‘중대제안’과 관련해 “북한이 이러한 선전공세를 할 때일수록 더욱 대남 도발 등에 철저히 대비하는 철통같은 안보태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국방부를 포함한 외교안보 관련 장관들에게 지시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인도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에게 브리핑을 통해 이렇게 밝히고, “최근 북한이 한-미간 연례 군사훈련을 비방하며 중지하라는 것을 소위 중대제안이라고 하면서 대남 선전 공세를 펼치고 있다. 그동안 북한이 이런 위장 평화 공세를 펼친 후에 군사적 대남도발을 자행하는 패턴을 보여 온 것이 우리의 역사적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이 수석은 이어 “북한이 우리가 제안한 이산가족상봉 제안에 응하지 않으면서 이러한 선전 공세만을 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며 북한이 진정한 남북대화와 평화를 원한다면 비핵화를 위한 실천적 행동 등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이런 반응은 16일 북한의 중대제안 이후 17일 우리 통일부가 거부의사를 밝히고, 이후 다시 북한이 18일 아침 “중대제안을 먼저 실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뒤 나온 것이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거듭 ‘중대제안을 실행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선 것에 대해, 박 대통령이 직접 ‘비핵화를 위한 실천적 행동’ 등 북한의 진정성 있는 선조처가 있어야 한다는 기존 태도를 분명히 한 셈이다.
해외에 머물고 있는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북한의 제안에 대해 언급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청와대는 북한의 제안에 대한 박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박 대통령이 스위스 방문을 위해 인도 뉴델리를 떠나기 약 2시간 전인 오전 9시께 뉴델리 팔람 군 공항에서 동행 기자단에게 직접 브리핑했다. 관련 부처의 확고한 안보태세를 주문하는 동시에, ‘세일즈 외교’를 위해 해외에 머물고 있어도 남북관계 및 안보문제는 대통령이 직접 각별하게 챙기고 있다는 대국민 메시지를 전하는 효과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뉴델리/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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