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를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오전(현지시각) 베른의 상공업직업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의 실습교실을 참관하고 있다. 베른/연합뉴스
스위스 대통령과 정상회담
“북 진정성 느끼기 어려워”
류 통일장관도 북 자극 발언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도
남북관계 적대적 대결”
“북 진정성 느끼기 어려워”
류 통일장관도 북 자극 발언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도
남북관계 적대적 대결”
박근혜 대통령이 연초부터 계속되고 있는 북한의 남북관계 개선 제안에 대해 “진정성을 느끼기 어렵다”며 연일 강경한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
박 대통령은 20일 오후(이하 현지 시각) 스위스 베른에서 디디에 부르크할터 스위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스스로 변화해야겠지만, 스스로 변화하지 못한다면 그렇게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최근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말하고 있지만 진정성을 느끼기가 어렵고, 무엇보다도 북한 지도부가 핵을 포기하는 전략적 결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북한의 자체적인 변화를 촉구하긴 했지만, 북한에 대한 불신감과 함께 외부 변수에 따른 변화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대북 강경대응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힌 것이지만, 북한을 자극할 수도 있는 상당히 높은 수위의 압박성 발언이어서 향후 북한의 대응도 주목된다. 앞서 박 대통령은 18일 인도 방문 중에도 북한의 이른바 ‘중대제안’과 관련해 과거 ‘위장평화 공세’ 사례를 제시하며 “철통 같은 안보태세”를 주문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스위스가 북한 핵실험 등을 규탄하고 유엔(UN) 안보리의 대북제재 등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것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런 기조를 반영하듯 국내에서는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북한을 자극할 발언을 내놨다.
류 장관은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통일 아이티(IT) 포럼’ 강연에서 “북한의 중대제안을 들여다 보면 한마디로 우리가 받을 수 없는 걸 제안했다. (이 사실을) 북한도 안다고 생각한다. 논리적으로 맞지도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기(북한)는 관계개선을 바라는 주체이고 한국 정부는 바라지 않는다고 깔아놓고 있다”며 “먼저 할 수 있는 걸 실천하면 된다”고 했다.
류 장관은 또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남북관계가 좋았다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 시대의 남북관계가 적대적인 대결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남북이 서로 대화 몇 번 나눴다고, 사람이 오가고 물자가 오고 갔다고, 구조적인 적대적 대결관계가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전 정부의 교류·협력 정책의 성과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태도는 북한과 대화하고 교류와 협력을 추진해야 할 통일부 장관으로서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른/석진환 기자, 최현준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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