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불가능” “유화적 선전공세”
북 경계·불신감 드러내
전문가 “대북메시지 관리 필요”
북 경계·불신감 드러내
전문가 “대북메시지 관리 필요”
북한의 계속 되는 대화 신호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연일 대북 강경 발언의 수위를 높여가며 북한에 대해 날선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제의를 수용한 다음날에도, 박 대통령은 “북한은 예측 불가능한 곳”, “유화적 선전공세”라는 표현을 써가며 북한에 깊은 불신감을 드러냈다.
박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미국 공화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 중 한 명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접견하면서 “북한이 최근 갑자기 유화적인 선전공세를 펴는데, 과거 경험으로 보면 항상 그런 유화적인 선전공세를 편 후에 도발이 있거나, 말과 행동이 반대로 가는 경우가 있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장성택 처형 같은 사례로 볼 때, 북한은 점점 더 예측이 불가능한 곳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이런 때일수록 (한미) 두 나라가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안보태세를 갖춰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통일을 언급하며 ‘북한 주민 고통해결론’도 다시 거론했다. 그는 “북한 주민의 고통을 해결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통일을 이루는 것이고, 그것은 한반도 평화뿐 아니라 주변국의 평화와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북한이 한반도의 평화를 원한다면 무엇보다 한반도 평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 북한과 대화도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대화가 돼야지, 대화를 위한 대화로 핵무기를 고도화하는데 시간만 벌어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의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 간사이기도 한 루비오 의원은 박 대통령에게 “한반도가 반드시 민주주의하에서 통일이 돼야 한다.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하는 데 있어 남한과 긴밀한 공조를 지속해야지, 일방적으로 대화하는 것은 생산적이거나 지속 가능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의 대북 발언이 지나치게 강경해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대통령의 불신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북한의 대화 요구를 ‘위장 평화’라고 몰아붙이는 건 적절치 않다. (북한의) 진정성은 면밀히 살피되, 대외적인 대북 메시지를 관리하고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박 대통령이 청와대 국가안보실이나 보수주의적인 학자 등 굉장히 제한된 사람들의 해석에 의존해 현재 북한이 정치적으로 불안하다고 보고, 이를 근거로 밀어붙이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평했다.
석진환 최현준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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