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안보’ 초점 맞춘 유럽방문
24~25일 헤이그 핵안보 정상회의
미·일·중 정상과 북핵문제 논의
25~28일 통일 이뤄낸 독일 방문
전 서독 장관들에게 조언 듣고
드레스덴공대서 통일 구상 밝힐 듯
24~25일 헤이그 핵안보 정상회의
미·일·중 정상과 북핵문제 논의
25~28일 통일 이뤄낸 독일 방문
전 서독 장관들에게 조언 듣고
드레스덴공대서 통일 구상 밝힐 듯
박근혜 대통령이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 정상회의 참석과 이후 이어지는 독일 국빈방문을 위해 23일 출국한다. 박 대통령 취임 뒤 진행된 해외 순방은 대부분 ‘세일즈 외교’를 앞세운 경제협력 등이 주요 주제였지만, 이번 네덜란드와 독일 방문은 ‘안보와 통일’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박 대통령은 핵안보 정상회의 기간 예정된 한-미-일 3자 회담과 한-중 양자회담에서 북한 핵문제에 대한 3국간 공조 및 한중 협력을 논의한 데 이어 25~28일 독일을 방문해 ‘통일 구상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독일 방문 중 가장 시선이 쏠리고 있는 일정은 28일 예정된 박 대통령의 현지 연설이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21일 독일 방문에 대한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이 28일 옛 동독지역 대표적 종합대학이자 독일 5대 명문 공대 중 하나인 드레스덴공대를 방문해 명예박사 학위를 받고, 현지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안팎에선 박 대통령이 이 연설에서 ‘드레스덴 구상’이라고 이름을 붙일 만한 남북관계에 관한 새로운 구상을 밝힐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연초 ‘통일 대박론’에 이은 통일준비위원회 신설 등으로 통일 준비 작업에 고삐를 죄고 있는 박 대통령이 좀 더 구체화된 통일 구상을 밝히고, 북한에 대해서도 특별한 메시지를 내놓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있다.
박 대통령은 27일에는 한스-디트리히 겐셔 전 서독 외교장관과 볼프강 쇼이블레 전 서독 내무장관(현 독일 재무장관) 등 독일 통일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현지 인사 6명을 잇따라 접견해 독일의 통일 경험과 한반도 통일에 대한 조언을 듣는 자리도 마련한다.
26일 예정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도 두 정상의 비슷한 인생역정 때문에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9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바 있는 두 정상은 지난 2000년 첫 만남 이후 4번의 만남을 통해 친분을 이어왔다. 두 사람은 이공계 출신 여성으로 보수정당의 대표가 됐고, 야당의 당수로 선거에 승리해 각각 국정의 최고책임자가 되는 등 공통점이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은 독일 일정 마지막 날인 28일 프랑크푸르트로 이동해 파독 광부 및 간호사 출신 동포 등을 만난다. 이번 동포간담회도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정확히 반세기 전에 차관을 얻기 위해 독일(옛 서독)을 방문한 일화와 겹치면서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1964년 12월 서독을 방문한 박정희 전 대통령은 당시 함보른 탄광에서 파독 광부들을 만나 “우리 후손만큼은 결코 이렇게 타국에 팔려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눈물의 연설’을 했다. 박 대통령은 2006년 국회의원을 지내던 시절 함보른 탄광 지역을 찾아 교포들과 만난 자리에서 “40여 년 전 여러분의 손을 잡고 눈물 흘린 아버지, 어머니의 간절한 소망을 평생 잊지 않고 살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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