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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북한은 다른 삶 살아온 사람들, 목소리 듣는 노력 필요”

등록 2014-03-27 20:20수정 2014-03-28 08:38

메르켈, 박대통령에 뼈있는 ‘통일 조언’
“통일되면 경제지원이 큰 문제
한국도 준비 많이해야 할 것” 

“일본에 뭐라 할 입장 아니지만
과거사 청산, 미래로 나아가야”
“(통일이 되면) 모든 상황이 그 전과는 다르게 바뀌게 된다. 전혀 다른 삶을 살아왔던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 사람들을 열린 마음(개방적 자세)으로 대해야 한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26일(이하 현지시각) 오후 베를린 연방 총리실 청사에서 열린 한-독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한반도 통일 과정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이 무엇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독일 통일의 과정을 모델로 삼아 한반도 통일의 ‘비전’을 세우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역지사지’를 주문한 것이다.

메르켈 총리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선 양국 민간단체(NGO)의 대북지원 협력 등을 논의하며 “북한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베를린 장벽 붕괴와 동·서독 주민의 갈등, 그리고 다시 화합과 경제발전…. 드라마틱한 역사의 고빗길을 헤쳐온 노련한 지도자의 조언에는 경험에 따른 ‘무게감’이 묻어났다.

메르켈 총리는 “동독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저 역시 통일의 산물”이라고 말하며, 통일로 인한 삶의 변화와 그를 뒷받침하는 경제적 지원을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일은 1700만 옛 동독 주민을 포함해 모든 독일인의 삶을 변화시켰다”며 “한국도 통일이 되면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일 당시) 독일은 (상대방의) 텔레비전도 볼 수 있었고 서로의 삶에 가까웠지만 남북한의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준비를 많이 해야 통일이 수월해질 수 있다. 또 (한국인들의) 통일 염원이 크다고 들었는데, 그에 대한 마음의 준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메르켈 총리는 “독일 통일은 아주 행운이자 대박(Glucksfall·좋은 기회, 횡재)이다. 대박이라는 말은 저의 느낌도 반영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의 ‘통일 대박론’에 힘을 실었다. 일본과 달리 과거사 청산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온 그는 최근 한-일 갈등에 대해서도 “과거에 잘못을 저지른 독일이 다른 나라에 뭐라고 할 입장은 아니지만, 용기있는 행동을 통해 과거사를 청산할 수 있었다. 앞을 바라보며 미래를 구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의 이런 조언과 응원에 화답하며 “독일은 이미 통일을 넘어 통합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는 한반도 평화통일의 모델”이라며 “독일이 갖고 있는 통일에 대한 경험과 지식 등을 참고로 한반도에서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를 여러 가지로 구체화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어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50년 전) 여기 오셔서 아우토반이나 제철소를 보면서 고속도로를 구상하고 제철소 산업 육성을 계획했다. 저는 잘 갖춰진 독일의 산업·학교·연구 등 3각 협조체제와 강소기업 육성 방안을 우리 경제에 접목시키는 연구를 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에서 현재 활동 중인 ‘한독통일자문위원회’ 활동을 더욱 내실화하고, 양국 재무당국 및 경제정책연구기관 간 협력 네트워크를 새롭게 구성해 독일의 경제통합과 통일재원 조달 문제에 대해서도 체계적으로 연구하기로 합의했다.

베를린/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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