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조선일보가 단독 입수했다는 사진
“청와대 하늘에 구멍이 난 게 아니라, 우리 군과 정보기관의 보안에 구멍이 난 게 더 심각한 문제로 보인다. 국방부가 분석중인 무인기 촬영 사진이 어떻게 유출돼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실릴 수 있느냐.”(정부 고위 관계자)
지난달 경기도 파주에 추락한 북한의 소형 무인기가 청와대 상공에서 사진을 촬영한 사실이 드러나 방공망 보안, 청와대 경호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소형 무인기가 촬영한 청와대 사진이 3일치 <조선일보>에 그대로 실려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신문은 “단독입수했다”고만 밝혔을 뿐, 출처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언급하지 않아 유출 경위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대공 방어체계를 재검토해야 할 만큼 군사적으로 예민한 사안이라면, 추락한 무인기에서 수거한 카메라와 그 안에 담긴 촬영 사진 등 군 내부 수사기관이 갖고 있는 자료들이 이렇게 쉽게 외부로 유출된다는 것 자체가 더 심각한 문제일 수 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3일 “국방부가 조사중인 것으로 안다”며 논란에 휘말리는 것에 선을 긋는 분위기이고, 우리 군은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어떻게 특정 매체에 (무인기에 담긴) 사진과 영상이 흘러나갔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저도 그게 궁금하다”고 답할 뿐이었다.
청와대는 이밖에 ‘방공망 구멍’ 논란에서도 한발 떨어지려는 모습을 보였다. 전날 저녁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를 열어 추락한 무인기에서 발견된 촬영 자료 등의 분석 및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지만, 국방부를 통한 발표 외에는 공식적인 반응을 내지 않았다. 일부 언론에 경호실의 긴박한 움직임 및 경호 대책 등에 대한 보도가 나왔지만, 청와대 경호실은 “당장 달라질 게 없다”며 경호실로 쏠리는 시선을 부담스러워했다. 경호경비를 강화하겠지만, 이번 일은 경호실 차원이 아닌 국가 대공방어체계 차원에서 검토돼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조선닷컴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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