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3개국을 순방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 독립궁전에서 열린 한국 현대작가 및 고려인작가전 개막식에 참석해 안중근 의사의 손을 표현한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아스타나/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2기 내각 총체적 부실]
공식 검증 시스템 무력화
대통령 낙점 추인기구로 전락
“대통령이 비판소리 싫어해
친소관계에서만 인사
크로스체크도 전혀 안돼“
공식 검증 시스템 무력화
대통령 낙점 추인기구로 전락
“대통령이 비판소리 싫어해
친소관계에서만 인사
크로스체크도 전혀 안돼“
2기 내각 인선이 총체적 부실로 드러나면서 ‘부실 인선’ ‘부실 검증’ 등이 여당 내부에서조차 비판받는 상황이 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이후 인적 쇄신을 하겠다면서도 특유의 ‘나홀로 인사’, ‘수첩 인사’를 고집한 것이 이번 ‘인사 참사’의 이유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경우, 재산·병역 등 청문회 통과를 위한 기본자료만 챙겼을 뿐, 후보자의 정치적·종교적 성향과 평판 검증 등 ‘국민통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데서 문제가 시작됐다. 자신에게 비판적인 인사들은 일단 제외하고, 오로지 자신과 생각이 비슷한 ‘보수 인사’, 그중에서도 ‘자신에게 반기를 들지 않을 인사’로 대상을 한정하다 보니, 인재풀이 극도로 좁아질 수밖에 없고, 그 속에선 ‘극우, 편향적’이거나 ‘캠프 출신’ 외에는 인사 대상이 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박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여권의 한 인사는 “외부에서 ‘박 대통령의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고 비판하는 대목이 바로 이 지점이다. 내 생각이 언제나 옳다고 여기다 보니, ‘윤창중 칼럼’이나 문 후보자의 극단적 보수 성향의 칼럼을 보고도 문제를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교육문화수석 등 교육계를 이끌 이들의 논문 표절 문제가 걸러지지 못한 것은, 청와대 내부의 인사검증 시스템이 무력화된 걸 보여준다. 인사검증 기구인 청와대 인사위원회가 논문 표절 문제 등을 확인했지만, 박 대통령의 ‘낙점’을 거스르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인사위원회가 대통령의 ‘나홀로 인사’를 추인하고 집행하는 기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야는 인사 참사의 책임을 물어 청와대 인사위원장인 김기춘 비서실장의 경질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선 박 대통령의 폐쇄적인 인사 스타일이 근본적 문제여서 박 대통령이 바뀌지 않는 한, 김 실장 교체만으로는 이번 같은 ‘인사 참사’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나선 김무성·서청원 의원이 동시에 ‘외부인사위원회를 만드는 것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하는 것도 결국 대통령의 ‘나홀로’ 인사시스템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새누리당의 또다른 재선 의원은 “청와대에 (외부 인재를 추천하는) 다양한 의견이 올라가지 않고, 너무 비밀주의에 치중하다 보니 내부 토론이나 검증이 굉장히 허약하다. (대통령이) 비판적인 목소리를 듣기 싫어해 친소 관계에 의해서만 인사를 하니까 ‘크로스 체크’도 전혀 안 된다”며 “청와대가 ‘깜짝 인사’를 해놓으면 당이 뒷수습하기 바쁜 이런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당도 대통령도) 모두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스타나/석진환 기자, 서보미 기자 soulfat@hani.co.kr
2기 내각 후보자 문제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