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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시스템 개선 ‘귀 막은’ 박대통령…위기의식이 없다

등록 2014-06-25 20:29수정 2014-06-25 23:18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찾아 간송미술관이 연 ‘간송문화전-문화로 나라를 지키다’를 일반 관람객들과 관람하고 있다. 오른쪽 전시품은 13세기 청자상감운학문매병.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찾아 간송미술관이 연 ‘간송문화전-문화로 나라를 지키다’를 일반 관람객들과 관람하고 있다. 오른쪽 전시품은 13세기 청자상감운학문매병. 청와대사진기자단
여권서도 불거진 ‘김기춘 책임론’
당청 소통 막고있다는 불만서 비롯
당지도부 만나서도 ‘인사’ 언급안해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간송문화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방문했다. 26일엔 기업인들과 오찬 간담회도 예정돼 있다. 총리 후보자의 잇단 낙마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고 국정의 각 분야를 챙기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하지만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거듭되는 인사 참사와 국정 공백에 대해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징후를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박 대통령은 이날도 대외적으로 자신의 인사 실패에 대해 어떤 반성이나 고민의 메시지도 내놓지 않았다. 문제가 불거지면 사태의 책임을 자신이 아닌 ‘밖으로’ 돌리는 듯한 태도도 되풀이되고 있다.

이날 박 대통령과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회동 내용도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박 대통령은 여권에서 요구하고 있는 청와대 인사 시스템 개선 등에 대해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회동 뒤 “국회 현안에 대한 폭넓은 의견 교환과 함께 최근 국민적 관심 사안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는 짧은 설명만 내놓았다. 이 원내대표도 “인사청문회 개선 방안 등 현안에 대한 당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회동 결과를 공개했다. 결국 박 대통령이 전날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청문회가 열리지 않아 소명 기회가 없어 안타깝다”며 정치권으로 책임을 돌리자, 다음날 여당 원내지도부가 박 대통령을 만나 ‘청문회 제도가 문제’라는 식으로 화답한 것이다. 이날 회동에서는 문 후보자에 대해 여권 내부에서조차 왜 반대 의견이 커졌는지에 대한 성찰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청와대 내부 흐름도 박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이런 인식과 비슷하게 돌아가고 있다. 청와대 참모진 사이에는 이번 인사 실패의 원인을 “문 후보자의 교회 강연을 짜깁기한 <한국방송> 보도 때문”으로 꼽는 이들이 꽤 된다. ‘문 후보자에 대한 반대’를 포함해 청와대를 향한 여당 내부의 비판도 ‘정략적인 것’으로 치부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다가올 7·14 새누리당 전당대회와 7·30 재보선 때문에 당에서 여론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식이다.

이런 분위기 탓에 박 대통령이 이번 인사 파동을 계기로 인사나 국정 기조를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야당뿐 아니라 여당 당권주자들까지 ‘청와대의 인사·소통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며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정작 박 대통령과 여당 원내지도부는 이런 주장에 귀를 닫고 있는 것이다.

여권 일부에서는 지금껏 새누리당 내부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김기춘 책임론’에 대해 박 대통령이 어떤 조처를 취하느냐가 향후 당청 관계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처럼 국회와 여당을 무시하는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국정 주도권을 순식간에 잃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권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문 후보자의 낙마는 결국 여당의 반대 때문인데, 이는 박 대통령과 김기춘 실장이 평소 여당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서 나온 결과”라고 말했다. 여당에서 불거진 ‘김기춘 책임론’도 결국 청와대의 ‘불통’ 문제 때문이라는 것이다.

새누리당 당권주자들 사이에서 김기춘 비서실장 책임론이 나오는 것도, 사실은 청와대와 여당의 소통을 김 실장이 가로막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인사 문제를 비롯해 이런저런 민심을 전달해도, 제대로 반영이 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쌓인 것이다. 최근 교체되긴 했지만, 스킨십이 원활하지 않은 외교관 출신 정무수석에 대한 여권의 볼멘소리가 컸던 것도 이런 상황과 관련이 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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