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오후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기 위해 단상에 올라 프롬프터 앞을 지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김명수·정성근 거취 이번주 판가름
국회 청문보고서 시한 넘겨
청와대 내부, 정종섭 임명 강행
김명수·정성근은 낙마 전망
박대통령, 결단 시사하고도 침묵
여권서도 “늑장대응 답답”
국회 청문보고서 시한 넘겨
청와대 내부, 정종섭 임명 강행
김명수·정성근은 낙마 전망
박대통령, 결단 시사하고도 침묵
여권서도 “늑장대응 답답”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번주에 2기 내각이 출범하게 된다”고 예고하면서, 국회에서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장관 후보자들의 처리 방향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청문회 위증 논란’과 ‘청문회 정회 중 폭탄주’로 구설에 오른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박 대통령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핵심이다.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논문 표절 논란뿐 아니라 청문회 과정에서 ‘자질’ 문제가 제기되면서 일찌감치 ‘낙마’ 쪽으로 정리됐기 때문이다.
애초 박 대통령의 의중은 청문회 직후에는 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세 후보자 모두를 임명하는 쪽으로 기울었으나, 주말을 지나면서는 여권의 반대 의견과 민심의 악화 등을 보고받으면서 김명수, 정성근 두 후보자를 모두 배제하는 방향으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지도부 선출을 앞둔 새누리당 내부 사정이나 현안이 산적한 하반기 국회 상황도 고려됐다. 7·30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박 대통령의 인사 실패로 인해 여론이 돌아설 경우, 그 책임을 고스란히 박 대통령 홀로 떠안아야 한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었다.
그러나 14일부터 정성근 후보자에 대한 고민이 다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의 적극적인 해명 때문이라고 한다. 정 후보자는 (시세차익을 얻은) 아파트에 살지 않았는데 살았다고 위증한 논란에 대해서는 ‘8개월 동안 살았다’는 증거까지 제시했고, 폭탄주 논란을 두고서도 본인은 거의 마시지 않았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김명수, 정성근 두 후보자의 운명은 15일에나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정성근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하며 임명 강행 의지를 밝힐 경우엔 문제가 더 복잡해진다. 지난주 여야 원내대표단을 초청하며 모처럼 만들어진 ‘소통’ 국면이 무색해질 뿐 아니라, 재보선을 앞둔 여권 내부의 반발도 예상된다. 이미 박 대통령은 2기 내각을 꾸리면서도 종전과 같은 문제점들을 되풀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실 인선’에 대한 ‘침묵’이다.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후보자들의 거취에 대한 견해를 밝힐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회의에서 경제 현안에 대한 이야기만 자세히 언급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시간을 끌며 여론을 살핀다는 점에서 ‘문창극 사태의 재연’이라는 혹평도 나온다.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후보자들이 자진사퇴 여부를 결정하도록 유도하는 듯한,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모양새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한 인사는 “문창극 후보자 낙마 당시엔 박 대통령이 ‘본인이 소명할 수 있는 청문회가 열리지 못해 유감’이라고 했는데, 이번엔 청문회를 거치고서 여론이 더 나빠졌다. 인사 문제에 대한 청와대의 반응 속도가 너무 늦어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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