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국정원 기조실장 사표 반려
최근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의 사표 반려 사태를 놓고 이른바 ‘청와대 비선’의 인사개입설이 난무하는 등 또다시 박근혜 정부의 인사난맥상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공직 후보자의 자질 논란이 아닌, 그동안 의혹으로 제기됐던 청와대 핵심 측근들 및 비선조직의 인사개입설이 불거져 청와대 실세들 간 물밑 권력 다툼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 측근 인사개입설은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10일 최근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진 이헌수 국정원 기조실장의 유임을 공식 확인하면서 본격화됐다. 민 대변인은 오전 브리핑에서 ‘기조실장 사표 반려’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실장이) 사표를 냈는지는 본인에게 확인해야 할 사안이고, 이쪽(청와대)에선 사표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정원은 전날까지 이 실장의 사의 표명과 관련해 “60살 정년을 넘겼기 때문에 물러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이 실장은 지난해 4월 임명 당시 이미 만 60살이어서 국정원의 해명이 오히려 의혹만 키웠다. 더구나 차관급인 국정원 기조실장은 예산과 인사 등을 담당하는 핵심 보직이고, 과거에도 정권과 가까운 인사들이 맡아온 만큼 정년과 상관없이 일한 사례가 많다.
정치권과 국정원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실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은 확실하다. 이달 초 청와대 쪽으로부터 “정년이 넘었으니 물러나라”는 말을 전해 들었고, 이후 여권에서 돌던 사퇴설이 언론 기사로 나오는 등 기정사실화되자 지난 8일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수 기무사령관 교체 이어
이헌수 실장 ‘사의-번복’ 파장
비선 인사개입설 수면위로 하지만 언론에서 8~9일 이 실장의 사표와 직전 이재수 기무사령관의 교체를 이른바 청와대 ‘문고리 권력’을 통한 비선인사가 빚어낸 결과로 보는 비판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박 대통령의 남동생인 박지만씨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이재수 기무사령관이 취임 1년도 안 돼 교체되고, 군 장성 인사 일정이 청와대와의 이견으로 통째로 연기되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거듭된 게 계기가 됐다. 청와대를 통한 비정상적 루트의 안보분야 인사 개입이 도를 넘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앞서 지난달 국정원 간부급 인사에서도 국정원장이 단행한 1급 인사가 청와대 내부의 반대로 다른 인사로 교체된 사실이 전해지면서, 청와대가 지나친 인사 간섭을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인 바 있다. 이른바 ‘문고리 권력’ 중 1명인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사칭한 대기업 취업 청탁 등이 1년여 동안 들통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진 것도 여론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결국 이헌수 기조실장의 사표 반려는 이런 심상찮은 분위기를 감지한 박 대통령이 직접 결정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지시하지 않은 인사인데도, 언론을 통해 ‘3인방’이니 ‘비선인사’ 등이 (인사개입한 것으로) 보도되니 아마 대통령이 화가 많이 나서 그런 결정을 내린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당 비대위 회의에서 “(문고리 권력, 비선라인 실세 등이) 국정원 기조실장의 나이를 잡아 해임하려다 대통령께서 언론 보도를 보고 화를 내셔서 다시 유임하기로 결정됐다고 한다”며 “실세들의 암투가 (군과 국정원 등) 국가안보까지 위협하고 있고, 이런 청와대 권력의 암투가 밖으로 알려져 국민들이 불안하다. 이러한 인사 파동 배후에 비선라인과 김기춘 비서실장이 얽혀 있다면 이것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심각한 일이라고 경고한다”고 밝혔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이헌수 실장 ‘사의-번복’ 파장
비선 인사개입설 수면위로 하지만 언론에서 8~9일 이 실장의 사표와 직전 이재수 기무사령관의 교체를 이른바 청와대 ‘문고리 권력’을 통한 비선인사가 빚어낸 결과로 보는 비판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박 대통령의 남동생인 박지만씨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이재수 기무사령관이 취임 1년도 안 돼 교체되고, 군 장성 인사 일정이 청와대와의 이견으로 통째로 연기되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거듭된 게 계기가 됐다. 청와대를 통한 비정상적 루트의 안보분야 인사 개입이 도를 넘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앞서 지난달 국정원 간부급 인사에서도 국정원장이 단행한 1급 인사가 청와대 내부의 반대로 다른 인사로 교체된 사실이 전해지면서, 청와대가 지나친 인사 간섭을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인 바 있다. 이른바 ‘문고리 권력’ 중 1명인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사칭한 대기업 취업 청탁 등이 1년여 동안 들통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진 것도 여론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결국 이헌수 기조실장의 사표 반려는 이런 심상찮은 분위기를 감지한 박 대통령이 직접 결정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지시하지 않은 인사인데도, 언론을 통해 ‘3인방’이니 ‘비선인사’ 등이 (인사개입한 것으로) 보도되니 아마 대통령이 화가 많이 나서 그런 결정을 내린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당 비대위 회의에서 “(문고리 권력, 비선라인 실세 등이) 국정원 기조실장의 나이를 잡아 해임하려다 대통령께서 언론 보도를 보고 화를 내셔서 다시 유임하기로 결정됐다고 한다”며 “실세들의 암투가 (군과 국정원 등) 국가안보까지 위협하고 있고, 이런 청와대 권력의 암투가 밖으로 알려져 국민들이 불안하다. 이러한 인사 파동 배후에 비선라인과 김기춘 비서실장이 얽혀 있다면 이것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심각한 일이라고 경고한다”고 밝혔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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