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후(현지시각)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해 바오로 6세 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나 면담을 하기에 앞서 자리에 앉아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로마/연합뉴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일정을 마치고 로마로 이동한 박근혜 대통령이 17일(이하 현지시각)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났다. 교황이 지난 8월 방한한 지 두 달 만의 만남으로, 박 대통령과 교황은 교황청의 바오로 6세 홀에서 만나 단독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은 배석자 없이 통역만을 대동한 채 진행됐다.
면담 뒤 박 대통령은 참모들을 통해 교황과 나눈 대화의 요지를 소개했다. 교황은 박 대통령에게 “동북아 평화와 화해, 그리고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같이 기도하자”고 말했고,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통일된 한국에서 교황님을 다시 뵙기 바란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과 교황은 또 에볼라와 기후 변화 등 여러 국제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교황은 에볼라나 기후 변화를 언급할 때 “하느님은 항상 용서하시지만, 인간인 우리는 가끔만 용서한다. 창조물을 지키는 것이 인간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고 박 대통령이 전했다. 교황은 또 “자연은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 음식 낭비를 하지 않으면 모두가 먹고살 수 있다”며 절제를 강조하기도 했다.
교황 면담을 마친 박 대통령은 이어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대통령, 마테오 렌치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통해 우리의 평화통일 정책 및 동북아 정책비전에 대한 이해와 지지를 다지고 패션과 문화강국인 이탈리아의 브랜드 파워와 우리의 정보기술(IT) 및 생산력을 접목하는 상호호혜적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정상회담을 마친 박 대통령은 이날 밤 귀국길에 올라, 18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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