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9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 베이징으로 출발하기 전 환송 나온 인사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성남/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정부 당국자 “한·중 FTA 타결 직전”
정상회담서 선언 나올지 주목
미국과는 대북정책 전반 논의
정상회담서 선언 나올지 주목
미국과는 대북정책 전반 논의
박근혜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아펙·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9일 오후 출국해 이날 저녁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 이번 정상회의는 ‘아·태 동반자 관계를 통한 미래 구축’이란 주제로 ‘지역 경제통합 진전’ 등이 논의되는 자리이지만, 그보다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과 중국, 일본 정상들 사이에 각각 열리는 개별 정상회담의 결과에 더 시선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관계가 불편했던 중국과 일본 정상이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회담을 열어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 역시 중간선거 패배로 여소야대 정국을 맞게 된 상황이어서 기존 동북아 정책에 미묘한 변화가 생길지도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미·중·일 3국이 만들어내는 정세 변화를 읽어내는 한편, 북-미와 중-일 관계 등 동북아 구도에 새로운 변화 조짐이 보이는 상황에서 한국의 입지 확보를 위해 힘겨운 줄타기 외교를 벌여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은 우선 10일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양자회담을 여는 데 이어, 역시 11~12일께 베이징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미국과 중국’, ‘중국과 일본’의 양자회담도 연쇄적으로 열린다.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최근 사실상 무산된 남북 고위급 접촉을 포함한 북핵 문제에 대한 공조 등이 주요 의제로 올라 있다. 양국이 30개월 동안 협상을 이어온 자유무역협정(FTA)의 타결 선언이 이뤄질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협상팀으로부터) 거의 타결 직전이라는 보고를 받았지만, 마지막까지 가봐야 되는 것이라 최종 발표 전까지는 조심스럽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과거사 문제로 일본과 거리를 뒀던 두 나라 중 중국이 먼저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 상황에서, 한-중 두 나라 정상이 과거사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도 주목된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없지만, 한국과 일본이 다른 형태로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모색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북핵 문제뿐 아니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 합의 이후의 한-미 군사공조 등 대북 정책 전반이 논의된다. 특히 남북 고위급 접촉에 응하지 않고 있는 북한이 이번 정상회의를 앞두고 억류하고 있던 미국인 2명을 석방한 것 등에 대한 의견 교환도 이뤄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협상 막바지에 이른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 등도 최종적으로 조율될 가능성이 있다.
박 대통령은 또 아펙 정상회의가 끝난 뒤 오는 12일 미얀마 네피도로 이동해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및 아세안(ASEAN)+3(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14일에는 다시 오스트레일리아 브리즈번으로 장소를 옮겨 15~16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한다.
베이징/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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