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에이펙·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9일 저녁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오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는 것을 시작으로 7박8일 일정의 다자외교 활동을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한-중 자유무역협정 타결을 선언하며 ‘경제분야의 큰 성과’라고 의미를 부여하는 한편, 다음날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 등을 준비하며 ‘동북아 정세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박 대통령은 취임 뒤 5번째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에게 “‘交情老更親’(쟈오칭라오끙친), 즉 우정을 오래 나눌수록 더욱 친밀해진다는 말처럼 시 주석과의 만남이 거듭될수록 친밀감이 커지고 한중 관계의 깊이도 더해가는 것 같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에 시 주석도 “중한 양국은 가깝게 자리 잡고 있는 좋은 이웃이자 좋은 동반자”라며 “양국이 계속해서 적극적으로 노력해 중한 각 분야의 교류 및 협력에 지속적이고 깊이 있는 발전을 추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관련해 “기존에 있는 다자국제금융기구에 더해 보완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한국의 참여를 요청했으며, 이에 박 대통령은 “다수의 국가가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평가하고 있으며, 이 문제에 대해 (중국과)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에이펙 기업인자문위원회(ABAC)와의 대화’에 참석하는 것을 시작으로 정상회의의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경제혁신과 규제개혁 등 한국 정부의 기업 친화적 경제 정책을 소개하며 한국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이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수영경기장인 ‘워터 큐브’에서 열린 갈라 만찬에 참석했다. 각국 정상들은 이날 만찬에서 중국 전통 복장을 입고 기념 촬영을 했으며, 최근 다자녀 출산 논란이 있었던 장이머우 감독이 연출한 만찬 공연을 지켜봤다.
박 대통령은 11일 ‘아태 동반자 관계를 통한 미래 구축’이라는 주제 아래 ‘지역경제통합 진전’, ‘포괄적 연계성 및 인프라 개발 강화’, ‘혁신적 발전, 경제개혁 및 성장 촉진’ 등을 의제로 한 에이펙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한다. 정상회의와 별도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나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토니 애벗 호주 총리와 양자 회담도 예정돼 있다.
베이징/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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