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 갈라 만찬장에서 옆자리 착석
“국장급 협의 잘 진전되도록 독려해나가기로”
“국장급 협의 잘 진전되도록 독려해나가기로”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밤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갈라 만찬장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8개월 만에 만나 대화를 나눴다. 이날 낮 아베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 정상회담을 한 이후 이뤄진 일이어서 한-중-일 동북아 3국의 관계 개선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밤 브리핑에서 “갈라 만찬장에서 한·일 두 정상이 옆자리에 착석했다. 만찬 중에 두 정상은 다양한 현안에 대해 논의했으며, 두 정상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논의를 위한) 국장급 협의가 잘 진전이 되도록 독려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두 정상 간의 대화는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한-일 관계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예정에 없이 우연히 이뤄진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지난 3월 네덜란드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때 한-미-일 3국 정상회의 때 만난 이후 8개월 만의 만남이기도 하다.
다만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아베 총리 간의 중-일 정상회담 때에서도 드러났듯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전향적 태도 변화가 없는 한, 한-중-일 동북아 3국 간 관계 개선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앞서 중-일 정상회담 때 시 주석이 “일본 정부가 무라야마 담화 등 역대 정부의 담화를 계승해야 아시아 이웃 나라와 미래를 향하는 우호적인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다”며 경계를 풀지 않은 것도 이런 상황을 뒷받침한다.
이날 오전 열린 박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한-중 정상회담 때 시 주석은 박 대통령에게 중-일 정상회담 및 일본과 관계 개선에 나서게 된 배경 등에 대해서도 언급한 바 있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시 주석이 중-일 양국이 최근 합의한 4개 항목을 포함해 역내 주요 정세에 대해 상세한 분석과 평가를 박 대통령에게 말했고, 두 정상은 양국의 상호 돈독한 신뢰를 바탕으로 이에 대한 공감대를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지난 9월 서울에서 개최된 한-중-일 3국 고위급 회의에서 그간 정체되었던 3국 협력을 정상화하기로 한 것에 의미를 부여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두 정상이 연내에 한-중-일 3국 외교장관회의 개최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 했다”고 주 수석은 전했다.
베이징/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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