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저녁 호주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전용기 안에서 자유무역협정(FTA) 2건(중국, 뉴질랜드)과 한-중-일 3국 정상회담 제안 배경 등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브리즈번/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첫 기내 스탠딩브리핑
“선진국경제 좀 회복됐다고
자국입장만 고려해 정책
안되는 것 아닌가” 재차 언급
FTA 비준 조속 처리 요청도
“선진국경제 좀 회복됐다고
자국입장만 고려해 정책
안되는 것 아닌가” 재차 언급
FTA 비준 조속 처리 요청도
8박9일 일정으로 중국과 미얀마,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다자 정상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밤 귀국하는 전용기 안에서 ‘스탠딩 브리핑’ 형식으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의 엔저 정책을 비판한 것은 “마음먹고 이야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엔저 정책에 우리 정부 차원에서도 강력한 외환 정책 등으로 대처할 것을 거듭 밝힌 것이라, 앞으로 우리 정부의 정책적 추이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국회에 계류 중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의 조속한 처리도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귀국하는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일본의 양적완화 결정(엔저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배경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대로 가면 안 되겠다고 생각해 마음먹고 얘기한 것”이라며 “(세계) 경제가 어려웠을 때 신흥국의 기여로 선진국도 효과를 봤다. 선진국 경제가 좀 회복됐다고 자국 입장만 고려해 경제 및 통화 정책을 펴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라며 거듭 일본을 겨냥했다.
박 대통령은 이에 앞서 자유무역협정 타결 선언이 이뤄진 중국, 뉴질랜드와의 협상 과정을 설명하며 “중간에 협상이 깨질 뻔한 경우도 여러 번 겪었다”며 “어렵게 타결된 거라서 국회도 합심해 하루빨리 비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앞서 열 차례의 순방 때 기자단과 간단한 인사만 나눴던 것과 달리 이번엔 직접 순방 현안에 대해 비교적 자세한 설명을 내놓은 것은 순방 성과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연말 자유무역협정 비준 동의안 처리 국면에서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려는 선제적 행보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이 언론 앞에 직접 나선 것은 지난 1월6일 신년 기자회견 뒤 10개월여 만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농업 분야 등 협정 발효로 인한 피해나 그에 대한 대책 등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한-뉴질랜드 협정으로 저렴한 쇠고기가 한국에 들어오게 됐다’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국민 모두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짧게 답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3일 ‘아세안+3 정상회의’ 때 한-중-일 정상회담을 제안한 배경에 대해 “지난해에는 여건이 정말 안 좋아서 못 했는데 올해는 그때보다는 좋아졌다고 생각해 제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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