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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박 대통령의 거친 표현’ 어디까지?

등록 2014-11-26 20:06수정 2014-11-27 13:51

원수, 암덩어리…이번엔 단두대
정세균 “5·16직후 한국사회 연상”
참모진 “성과내려 독려하다보니…”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5일 국무회의에서 “일자리 창출과 투자를 가로막고 있는 규제들을 한꺼번에 단두대에 올려 처리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계기로, ‘대통령의 거친 표현’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규제개혁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을 주문하며 쓴 표현이지만, 최근 박 대통령이 쓰는 말 가운데 ‘소통’과 ‘품위’ 양면에서 모두 적절하지 않아 보이는 표현들이 자주 등장한다. 지난 3월10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쓸데없는 규제는 우리가 쳐부술 ‘원수’이자 ‘암덩어리’”라고 말한 바 있다.

정세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6일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단두대, 암 덩어리 등 최근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으면 마치 5·16 쿠데타 직후 한국사회를 연상케 한다”며 “조급하게 밀어붙이는 게 능사가 아니다. 대통령 발언의 무게감과 책임감을 인식해, 외국 정상들과 대화할 때 보이는 여유와 차분함으로 국민을 대해주시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시비에스>(CBS) 라디오에 나와 “급기야 단두대 얘기도 나왔는데, 이런 공포스러운 발언들은 일선 공무원들을 상당히 긴장하게 하고 실적주의에 빠지게 해 무분별한 규제완화 등 또다른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이 이처럼 강하고 자극적인 표현을 쓰다 보니, 때론 군사독재 시절에나 가능할 것 같은 권위적인 발언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예를 들면, “의무를 다하지 못하면 국회의원 세비를 반납해야 한다”(9월16일 국무회의),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큰 피해를 입히는 기업은 문을 닫게 만들겠다”(5월19일 대국민담화), “(카드사 정보유출과 관련해) 이를 어기면 회사문을 닫을 수 있는 제재방안을 마련해야”(2월20일 기재부 업무보고) 등의 발언은 3권분립이나 법치주의 정신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런 용어나 표현들은 애초 연설기록비서관실 등 참모들이 작성한 초고에 없다가 박 대통령이 의지를 갖고 직접 추가한 것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정부 출범 첫해보다 2년차 들어 이런 발언이 많아졌는데, 청와대 참모들 사이에선 “대통령이 어떻게든 ‘성과’를 내기 위해 참모들을 독려하다 보니, 좀 더 강하고 쉽게 전달될 만한 표현들을 쓰는 것 같다”는 평가가 많다. 일부에선 극단적 반공주의, 대결주의 시대를 살아온 박 대통령의 경험이 투영된 게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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