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위원 언행은 사적인 것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장관)의 언행은 사적인 것이 아니다”라며 ‘내각 고삐죄기’에 나섰다. 최근 자신이 문화체육관광부 국·과장 인사를 지시했다는 사실이 <한겨레> 보도를 통해 공개되고, 이를 사실로 확인한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비선 실세 국정개입’ 의혹과 관련해 공직 사회 내부에서조차 이런저런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 대한 경고의 뜻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 처리 등 연말 주요 현안을 언급하는 발언 중간에 “국무위원 여러분들은 개인의 몸이 아니라 국민을 대신해서 맡은 분야의 일을 하는 분들”이라고 운을 뗀 뒤 “국무위원의 직책은 국민을 대신하고 또 그 실행이 나라의 앞날을 좌우하기 때문에 모든 언행이 사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유 장관이 최근 언론을 통해 박 대통령의 인사 지시 문제나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김종 문체부 2차관의 유착설 등을 제기한 것을 “사적인 언행”으로 보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이어 “(국무위원은) 국민을 바라보고 행하는 그런 사명감에 충실할 수 밖에 없고, 또 그런 사명감에 불타서 하는 직책 수행의 근본적인 바탕은 국민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말도 했다. 표현 수위가 낮아지긴 했지만 지난 7일 새누리당 지도부 오찬에서 “찌라시에나 나오는 이야기들로 나라가 흔들리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자신의 ‘진심’과 ‘애국심’ 등을 강조한 연장선으로 보인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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