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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문체부 국·과장, 태권도 비리 등 성과 못내 문책”
‘승마협회 정윤회 지인 만나보라’ 청 지시엔 함구

등록 2015-01-12 20:30수정 2015-01-12 23:32

김기춘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이 12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김기춘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이 12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박 대통령 신년 회견 “정윤회 인사개입은 조작”
수사권 없는 공무원·한달도 안돼…
장관 제쳐두고 담당자 질책 ‘의문’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새해 기자회견에서 전 측근 정윤회(60)씨의 승마선수 딸(19)과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 국·과장 좌천 인사를 지시했다는 논란에 대해 “터무니없이 조작된 이야기”라며 단호하게 부인했다. 앞서 <한겨레>는 지난달 초 ‘박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에서 유진룡 당시 장관에게 문체부 국·과장의 이름을 거론하며 좌천 인사를 직접 지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정씨의 문체부 인사 개입 의혹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지난번에도 보도가 된 걸로 아는데 터무니없이 조작이 된 이야기가 나왔다”며 “어떻게 둔갑해서 체육계 인사에 전혀 관계도 없는 사람(정씨)이 관여가 됐다고 이야기가 나오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승마협회를 조사(2013년 5월)해 그 결과를 보고했던 문체부 국·과장의 좌천 이유가 정씨의 딸 문제와 연관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반박한 것이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당시 태권도라든가 체육계에 여러 비리가 쌓여서 자살하는 일도 벌어져서 바로잡으라 지시했는데 도대체 보고가 올라오지 않고 진행이 되지 않았다. 저는 한번 비리를 바로잡는다 그러면 말 한번 하고 그만두는 게 아니라 될 때까지 해야 된다고 생각했고, 계속 따져보니까 (국·과장) 거기서 제대로 역할을 안 한 거여서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겨레> 취재 결과 박 대통령의 이런 설명은 앞뒤가 잘 맞지 않고, 상식적이지도 않다. 유 전 장관이 체육계 비리 척결 방안을 청와대에 보고한 게 지난해 7월23일이고, 박 대통령이 이들의 좌천을 지시한 게 8월21일이다. 수사권도 없는 공무원들이 채 한달도 안 돼 ‘성과가 없다’고 좌천을 당한 것이다. 청와대에 보고가 올라오지 않거나 보고된 비리 척결 방안이 부실했다면 당시 유 장관을 질책하면 될 일인데, 대통령이 부처 국·과장의 이름을 수첩에서 보고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고 지시하는 일은 납득하기 어렵다. 더구나 박 대통령은 당시 유 장관에게 두 공무원의 인사를 지시한 이틀 뒤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통해 이를 다시 확인했다고 한다. 대통령이 일개 부처 국·과장의 ‘안이함’을 질책했다고 보기엔 지나치게 적극적이었다는 점도 의문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계속 따져보니까 (국·과장) 거기서 제대로 역할을 안 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는데, 이들이 역할을 안 했다는 정보가 어디서 나왔는지도 불분명하다. 이들 국·과장이 작성한 ‘체육계 비리 척결 방안’은 문체부의 종합계획으로 발표돼 실행된 만큼, 역할을 안 했다고 볼 만한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설명하지 않은 부분도 있다. 이들 국·과장은 체육계 비리 전반에 대한 감사 전에 따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에서 승마협회에 대한 조사를 지시받았고, 당시 정윤회씨 부부와 친한 승마협회 전 간부를 만나보라는 구체적 지침도 받았다. <한겨레> 취재 당시 익명을 요구한 문체부 관계자는 “조사 뒤 보고서에 (청와대 뜻과 다르게) 정윤회 쪽과 반대쪽 모두 문제가 많다는 식으로 보고한 게 정씨 쪽의 반발을 산 것 같다”고 말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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