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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성찰 없는 불통’…국정 일방통행 안 바뀔 듯

등록 2015-01-12 20:32수정 2015-01-12 23:34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박 대통령 신년 회견 / 거듭 확인된 ‘마이웨이 대통령’

인적쇄신·청와대 시스템 정비 등
모든 현안에 ‘문제 없다’식 반박
불통 지적엔 “내가 딱지 맞았다”

국정운영 방식 변화 가능성 없어
청와대 내부서도 “이 정도일 줄은…”
12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새해 기자회견은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이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만 확인된 자리였다. 진솔한 평가와 반성, 남은 3년을 끌고 갈 만한 구체적 청사진은 없었고, 자신의 방식에 대한 옹호와 측근들에 대한 무한 신뢰만 도드라졌다.

정치권과 청와대 안팎에선 박 대통령의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많았다. 청와대 안에서도 회견 뒤 ‘후폭풍’을 염려하는 듯한 탄식이 나왔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회견 내용에 대한 보안이 엄격했는데, 이 정도 수준일 줄은 몰랐다. 좀 억울한 면이 있더라도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하고 감동적으로 설득해도 모자랄 판인데, 전반적으로 여론의 반감을 살 만한 내용들로만 채워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여권의 한 인사도 “국민들은 안타깝지만 ‘읍참마속’하는 심정으로 자신의 주변을 단호하게 대하는 대통령을 원한다. 대통령이 ‘내 동생과 참모들이 뭘 잘못했느냐’고 반박하는 순간 민심은 더 싸늘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일부에선 ‘소통’이 안되는 청와대 내부 구조를 그대로 드러내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박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정윤회 문건’ 파문에 대해 “공직자들이 개인의 영달을 위해 기강을 무너뜨린 일”이라며 사안의 원인을 ‘공직자 개인 일탈’로 규정했다. 청와대 내부 인적쇄신 요구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은 “(김기춘 비서실장은) 드물게 보는 사심이 없는 분” “(3인방이) 비리가 없을 것으로 믿었지만 이번 검찰 조사로 ‘진짜 없구나’라고 확인하게 됐다”고 옹호했다. ‘시스템 부재’에 대한 문제 제기에 ‘개인의 사심과 비리’ 유무로 답한 것이다. 장관과 참모들의 대면보고를 늘려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은 배석한 장관들을 되돌아보며 “(필요하면) 대면보고를 늘려가는 방향으로 하겠지만,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라고 되물었다. 사실상 거부의 뜻인 셈이다. 이런 답변이 나오게 된 이유는 민심의 심각성을 참모들이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탓이란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의 공감능력 부족도 그대로 드러났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대통령께서는 소통이 잘된다고 여기고, 국민들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인식의 괴리가 문제의 출발인 것 같다”고 묻자, 박 대통령은 “지난 2년 동안 민생 현장, 정책 현장에 가서 터놓고 이야기도 듣고, 청와대로 각계각층 초청해 활발하게 했다. 여야 지도자 모셔서 대화 기회를 많이 가지려 했는데 오히려 제가 여러 차례 딱지를 맞았다”고 답했다. 자신은 노력하고 있는데, 남의 탓이란 식이다.

새누리당의 한 비주류 의원은 “외부의 비판에 대해 박 대통령이 어떤 문제점도 인정하지 않았다. 이건 참모진 교체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라며 “올해 선거가 없다는 것도 국정운영엔 호재일 수 있지만, 거꾸로 보면 박 대통령이 바뀔 만한 어떤 계기도 없다는 의미가 된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의 바람과 달리, 총선이 있는 내년에 맞춰 박 대통령과 차별화하려는 여권 내 움직임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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