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60대 이상 빼곤 지지율 악화
“정치적 위기 극복 힘들 것” 지적
“정치적 위기 극복 힘들 것” 지적
메르스 사태가 몰고온 정치적 위기를 박근혜 대통령은 극복할 수 있을까?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번에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유를 물었다.
“세월호나 문건 사태는 슬픔과 분노를 불러일으켰지만 국민 개개인인 ‘나’와는 직접 관련이 없었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는 ‘나’에게 지금 당장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그런데도 무능한 대통령과 정부는 참회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메르스 사태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은 그동안 일정한 패턴으로 등락을 거듭했다. 악재를 만나면 떨어졌고 선거에서 이기면 올라갔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연말연초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 올해 4월 성완종 리스트 사태를 그렇게 넘겼다.
그런데 메르스 사태는 악재를 넘어서는 초대형 재난이다. 국민의 생명과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너무 크다. 메르스 사태가 끝나도 지지율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과 관료들의 민낯을 국민들이 충분히 봤기 때문이다. 당분간은 선거도 없다.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은 자칫하면 조기 레임덕을 맞을 수 있다. 집권 3년차 전반기 레임덕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레임덕은 국정운영 동력 상실을 의미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휴일인 14일 이례적으로 메르스 행보에 적극 나선 것도 이런 흐름을 우려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갤럽에서 지난 12일 발표한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는 “잘하고 있다” 33%, “잘못하고 있다” 58%였다. 1주일 전에 비해 긍정은 1%포인트 떨어졌고, 부정은 3%포인트 높아졌다. 대통령 지지율을 정기적으로 조사하는 정치학자들은 30%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묻지마 지지층’으로 파악하고 있다. 33%라는 수치는 거의 바닥을 의미한다. 지지율이 30% 미만으로 떨어지면 ‘묻지마 지지층’마저 무너지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정치적 몰락을 맞을 수 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50대 여론의 급격한 변화다. 50대는 1주일 전 조사에서 “잘하고 있다” 50%, “잘못하고 있다” 39%로 답변했다. 그러나 1주일 만에 “잘하고 있다” 39%, “잘못하고 있다” 52%로 뒤집혔다.
50대는 부산·울산·경남과 함께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 지지층의 ‘외곽’을 받쳐준 세력이었다. 한귀영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장은 “50대와 부산·울산·경남에서의 지지율 낙폭이 과거에 비해 두드러진다”며 “박근혜 대통령 지지층의 외곽이 허물어지고 있는 조짐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50대와 부산·울산·경남이 돌아서면 박근혜 대통령 지지층은 ‘60대 이상’ 및 ‘대구·경북’으로 고립된다. 이번 한국갤럽 조사에서 60대 이상은 “잘하고 있다” 66%, “잘못하고 있다” 26%였다. 대구·경북은 “잘하고 있다” 55%, “잘못하고 있다” 37%였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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