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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중심 정치’가 대체 뭐기에…박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할까

등록 2015-07-19 19:40수정 2015-07-20 10:10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정오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 시장 군수 구청장과의 오찬에서 지방자치 20주년 동영상을 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한겨레  이정용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정오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 시장 군수 구청장과의 오찬에서 지방자치 20주년 동영상을 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한겨레 이정용
다른 정치인은 이해득실 싸움
자신은 다르다는 이분법적 신념
정치실종·국가재난으로 이어져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국민 중심 정치’를 부쩍 강조하는 이유가 뭘까.

“우리 국회도 국민을 중심에 두는 정치로 돌아와서 민생을 돌보고 경제를 살리는 일에 매진해야 합니다.”(17일 헌정회 임원 오찬)

“국민 중심의 정치를 꼭 이루어서 ‘국민 중심의 정치는 이렇게 하는 것이다’라는 모범을 이번에 잘 보여주시기를 다시한번 부탁드리겠습니다.”(15일 새누리당 지도부 회동)

도대체 국민 중심 정치가 뭘까. 17일 헌정회 오찬에서 이런 설명을 내놓었다.

“국민의 삶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이해득실 싸움에 매달리는 것은 정치의 본령에 어긋나는 일이고 또 헌정사에도 오점을 남기는 일이 될 것입니다. 우리 정치가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실천해 나갈 수 있도록 오랜 정치 경륜을 갖고 계신 여러분께서 잘 이끌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특별한 내용이 없다. 국리민복은 굳이 설명하면 국가의 이익과 백성의 행복이다. 정치의 최종 목적이 바로 국리민복이다. 모든 정치인은 국리민복을 위해 존재한다.

그런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만이 국리민복의 가치로 국민 중심의 정치를 실천하고 있고, 다른 정치인들은 모두 이해득실 싸움에 매달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 중심 정치는 자신과 다른 정치인을 구분하기 위한 장치에 불과한 셈이다.

이런 인식을 가장 극단적으로 드러낸 것이 2013년 9월 황우여, 김한길 대표와 회동한 다음날 국무회의에서 했던 발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야당의 장외투쟁을 강하게 비판한 뒤 이렇게 말했다.

“저도 야당 대표로 활동했고 어려운 당을 일으켜 세운 적도 있지만, 당의 목적을 위해 국민을 희생시키는 일은 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국민을 위해 장외투쟁을 했고 야당은 당리당략을 위해 장외투쟁을 한다’는 얘기다.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선민의식과 소명의식이 강한 사람이다. 그의 이분법적 프레임은 자신과 다른 정치인들을 비교해 정치적 이득을 챙기려는 ‘책략’이 아니라, 개인적 경험과 판단에 따른 ‘확고한 신념’이다. 그래서 더 위험하다.

대통령의 분열적 사고는 필연적으로 정치의 실종을 초래한다. 국회와 야당을 대화의 상대가 아니라 제압해야 할 적으로 여기는 탓이다. 정치의 실종은 국정의 위기, 국가의 재난으로 연결된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지난해 펴낸 책에서 이런 예측을 내놓은 일이 있다.

“박근혜 정부의 근본적인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가주의적, 권위주의적 리더십에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실패가 대한민국의 실패가 되어서는 안된다. 국가의 실패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걸 막아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하루빨리 민주적 리더십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 뒤 세월호 참사가 터졌고 메르스 사태가 터졌다. 그런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바뀌지 않았다. 앞으로 또 어떤 위기가 닥쳐올까.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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