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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재계 달래기’ 사면, ‘투자 확대’로 이어질지 미지수

등록 2015-08-13 19:30수정 2015-08-13 22:19

8·15 특별사면

대기업 고용·투자 확대 회유책
노동시장 개편 동참도 주문할 듯
비리 기업인 사면에 여론 안좋아
‘후반기 동력’ 되레 걸림돌 우려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광복 70주년 8·15 특별사면을 단행하면서 국민화합, 경제활성화, 국민 사기 진작 등을 주요 배경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사면이 박 대통령이 기대하는 국민화합과 경제활성화로 이어질지, 그리고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면 관련 발언 변화
박근혜 대통령의 사면 관련 발언 변화
박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에 들어서도록 ‘창조경제’,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 주요 의제들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자, 재벌들의 고용·투자 확대를 이끌어내기 위한 회유책으로 ‘최후의 보루’인 특별사면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여론 악화를 무릅쓰고 기업인 사면을 단행한 점을 내세워, 대기업에 투자 촉진과 일자리 창출을 요구하는 것은 물론 임금피크제 도입 등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에 대한 적극 동참을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이 재벌 총수 사면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흔적은 뚜렷해 보인다. 기업인 사면 수가 애초 예상보다 상당히 줄어든 것에서도 이를 알 수 있다. 특히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등 재벌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점 역시 사면 대상이 축소된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국민 법감정’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엄격한 기준에 따라 사면 대상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청와대로부터 (사면 대상자) 명단이 (추가로) 내려오지 않은 사면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말을 (사면 업무) 실무자들로부터 들었다”고 밝혔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최재원 에스케이(SK)그룹 수석부회장의 경우, 한집안에서 두 명이 동시에 사면받는 것도 형평성 및 국민 정서에 맞지 않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이번에 사면될 경우 1995년과 2008년에 이어 세번째 사면을 받는 셈이어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박 대통령은 한화의 김현중 부회장과 홍동옥 여천엔시시(NCC) 대표이사를 사면 대상에 포함시켰다. 구자원 엘아이지(LIG) 회장과 구본엽 전 엘아이지건설 부사장, 구본상 전 엘아이지넥스원 부회장 등 ‘엘아이지 3부자’의 경우 죄질(수천억원대 엘아이지건설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이 나쁜데다 경제살리기나 청년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사면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인 3인 특별사면 내용
경제인 3인 특별사면 내용
청와대 쪽은 이번 사면에 대해 ‘경제살리기’를 위한 결단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기업들이 투자·일자리 등을 경제 상황과 무관하게 갑자기 대규모로 늘리기도 쉽지 않은데다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 이번 경제인 사면 건도 청와대에 부담으로 얹어질 수 있다. 또 박 대통령의 상징이던 ‘원칙’이 무너졌다는 점은 박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동력 확보에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한국갤럽의 지난달 조사를 보면 경제인 사면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54%로 ‘찬성한다’(35%)는 답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민 사기 진작’ 차원에서 도로교통법 위반자를 포함해 약 220만명에 대해 대규모 행정제재 감면도 단행했다. 오는 25일 임기반환점을 앞두고 집권 후반기 노동개혁 등 ‘4대 구조개혁’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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