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에 보고과정 또 논란
지난 4일 비무장지대의 지뢰 폭발 사건이 청와대 보고 시점 등 ‘진실게임’ 공방으로 확대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때처럼 이번에도 청와대와 정부가 ‘대통령 보고’를 놓고 해명에 급급한 모습을 재연하고 있다.
14일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사건 당일인 4일 오후 “지뢰 잔해물에서 (북한) 목함지뢰 파편이 발견됐다. 그러나 지뢰가 유실된 것인지 의도적으로 매설된 것인지 등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보고를 합참으로부터 받았다. 4일 당일부터 목함지뢰 파편이 나와 북한 소행 가능성도 의심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한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4일 늦게 북한에 의한 도발 가능성을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애초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지뢰 폭발 다음날인 5일 경원선 기공식에 참석하고 통일부가 고위급 회담 제의를 한 사실 등이 문제가 되자, 국방부는 “북 소행 추정 보고를 한 건 5일”이라고 말을 바꿨다. 국방부 장관이 기본적인 사실관계 파악도 않고 국회에 참석한 꼴이 된 셈이다. 게다가 ‘북한 소행 추정’이라는 국가안보와 관련된 주요 사항을 알고도, 다음날 오후에야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점 역시 상식적이지 않다. 새누리당 영남지역 중진 의원은 “안보는 즉각 보고가 생명”이라며 “보고체계에 구멍이 뚫려 있다는 것은 그만큼 안보도 취약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북 소행 추정’ 보고시점
‘사건 당일→다음날’ 말 바뀌어 대면보고 한차례도 안이뤄져
세월호·메르스 때 비판 되풀이 박 대통령이 이번에도 대면보고를 한 차례도 받지 않았다는 점 역시 논란거리다. 국가안보와 관련한 사안이 발생했는데도, 국군 통수권자인 박 대통령에게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서면 및 유선으로만 보고한데다 실질 책임자인 한민구 장관은 박 대통령과 통화도 한 번 못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그리고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대면보고를 한 차례도 받지 않아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우리 헌법은 ‘국무위원은 국정에 관하여 대통령을 보좌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지금은 박 대통령과 장관들이 소통이 안되고 있다”며 “대면보고를 꺼리는 박 대통령의 성향 문제를 넘어 시스템의 문제이고 나아가 헌정질서를 문란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수도권의 한 새누리당 의원도 “대면보고를 꺼리는 대통령이 바뀌지 않으면 보고체계 문제는 항상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대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거듭되는 청와대 보고 논란은 박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최혜정 김경욱 기자, 박병수 선임기자 idun@hani.co.kr
‘사건 당일→다음날’ 말 바뀌어 대면보고 한차례도 안이뤄져
세월호·메르스 때 비판 되풀이 박 대통령이 이번에도 대면보고를 한 차례도 받지 않았다는 점 역시 논란거리다. 국가안보와 관련한 사안이 발생했는데도, 국군 통수권자인 박 대통령에게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서면 및 유선으로만 보고한데다 실질 책임자인 한민구 장관은 박 대통령과 통화도 한 번 못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그리고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대면보고를 한 차례도 받지 않아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우리 헌법은 ‘국무위원은 국정에 관하여 대통령을 보좌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지금은 박 대통령과 장관들이 소통이 안되고 있다”며 “대면보고를 꺼리는 박 대통령의 성향 문제를 넘어 시스템의 문제이고 나아가 헌정질서를 문란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수도권의 한 새누리당 의원도 “대면보고를 꺼리는 대통령이 바뀌지 않으면 보고체계 문제는 항상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대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거듭되는 청와대 보고 논란은 박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최혜정 김경욱 기자, 박병수 선임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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