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인들이 9월3일 열리는 전승절 기념 열병식을 앞두고 22일(현지 시각) 베이징 근교의 한 부대에서 행진 훈련을 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새달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승리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의 핵심 프로그램인 열병식에 참석한다. 2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26일 “이웃 국가인 중국과의 우호협력 관계를 고려했다”며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기여하는 중국이 되길 바라고 중국에서의 우리 독립항쟁의 역사를 기리는 측면을 감안하여 열병식에 참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전승절인 9월3일 오전 기념행사를 마친 뒤 인민해방군 1만여명의 병력과 첨단무기를 총동원한 군사 퍼레이드인 열병식을 펼칠 예정이다. 군 열병식은 국가원수가 무개차(오픈카)를 타고 군대를 둘러보는 ‘열병식’과 각 군부대가 국가원수가 서 있는 단상 앞을 행진하는 ‘분열식’으로 구성되는 군사적 성격이 강한 행사다.
박 대통령은 중국과의 협력 유대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전승절 참석을 결정했지만, 중국이 최신 군사력을 대외에 과시하는 열병식에 참석할 경우 한-미 동맹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고려해 참석을 신중히 검토해 왔다. 실제로 중국 정부가 지난 25일 외교부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박 대통령이 열병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청와대는 “전승절 기념행사 세부 일정을 포함한 박 대통령의 방중 일정은 중국 쪽과 협의중”이라고만 밝힌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새달 2일부터 4일까지 중국에 머물 계획이며, 방중 첫날인 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다. 이어 3일 오전에는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한 뒤, 시진핑 주석이 주최하는 오찬 리셉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마지막날인 4일에는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 재개관식에 참석하고, 오후에 동포 오찬 간담회 및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한편 북한에서는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북한은 이번 열병식에 군대는 물론 참관단도 파견하지 않기로 했다. 박 대통령의 전승절 열병식 참석에 청와대가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이유 중 하나가 북한군의 열병식 참여 가능성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열병식에는 러시아와 몽골, 파키스탄, 이집트, 쿠바 등 11개 국가에서 열병식에 참여하는 군인들을 파견한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