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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자다가도 통탄할 일” 책상 10여차례 내리쳐

등록 2016-02-24 17:07수정 2016-02-24 21:02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전 청와대 충무실에서 열린 제8차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전 청와대 충무실에서 열린 제8차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국민경제자문회의서 ‘필리버스터’ 강력 비판
“어떤 나라에도 없는 기가 막힌 현상” 분노
흥분 못가라앉혀 10초간 발언 중단되기도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많은 국민이 희생을 치르고 나서 통과를 시키겠다는 얘기인지, 이것은 정말 그 어떤 나라에서도 있을 수 없는 기가 막힌 현상”이라며 야당의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를 강력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은 전날 정의화 국회의장이 테러방지법을 직권상정하자, 이틀에 걸쳐 반대토론을 이어가며 법안처리를 막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8차 국민경제자문회의 머리발언에서 “사회가 불안하고 어디서 테러가 터질지도 모른다는 그런 상황 하에서 경제가 또 발전할 수 있겠는가”라며 테러방지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테러방지법도) 다 경제살리기와 연결이 되는 일인데 그 여러가지 신호가 지금 우리나라에 오고 있는데 그것을 가로막아서 어떻게 하겠다는 얘기냐”고 말했다. 직권상정된 테러방지법안이 국가정보원에 ‘테러 위험인물’에 대한 감청·계좌추적 권한을 줘 국정원의 권력남용과 인권침해를 불러올 수 있다며 국회법에 보장된 필리버스터로 표결을 저지하는 야당을 테러와 경제위기를 심화시키는 집단으로 낙인찍고 나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제8차 국민경제자문회의’ 발언 동영상

 박 대통령은 서비스발전기본법과 노동관계 4개법 등의 입법지연으로 노동개혁과 일자리창출이 무산되고 있다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며 국회를 성토했다. 박 대통령은 “많이 일자리를 늘려 어떻게 하면 청년들, 중장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가 하는 방법을 뻔히 알면서 법에 가로막혀 그것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정말 자다가도 몇 번씩 깰 통탄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국회를 비판하는 대목에서 손날로 책상을 10여차례 쿵쿵 내리치는 등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에게 ‘표를 달라, 우리를 지지해달라’ 할 적에는 그만큼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놓고 우리가 또 국회에 들어가서 이렇게 국민을 위해서 일을 하겠다는 약속이 아니겠느냐”며 “국민에게 얼마든지 희망을 줄 수 있는 일들을 안하고, 우리를 지지해달라…그래서 국민이 지지해서 뭐를 할 겁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똑같은 형태의 국회를 바라본다는 것은 국민들로서는 좌절감 밖에 가질 수가 없는 일”이라며 ‘국회 심판론’을 거듭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국회가 (법안을) 다 막아놓고 어떻게 국민한테 또 지지를 호소할 수 있느냐 이거죠”라며 목소리를 높인 뒤,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내쉬었고 10초간 흥분을 가라앉힌 뒤 발언을 이어가기도 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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