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오후 경북 안동시에서 열린 경상북도 신청사 개청식에서 이른바 ‘진박 후보’로 불리는 정종섭 대구 동구 예비후보(전 행정자치부 장관)와 악수하고 있다. 안동/연합뉴스
친박·비박 공천갈등 와중에
진박 후보 등 출마 3곳 방문
‘선거 공정성 훼손’ 비판 일어
청 현기환·이한구 회동 논란도
진박 후보 등 출마 3곳 방문
‘선거 공정성 훼손’ 비판 일어
청 현기환·이한구 회동 논란도
4·13 국회의원 총선거가 34일 앞으로 다가온 10일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방문했다. 박 대통령이 여당 공천이 한창 진행중인 민감한 시기에 ‘후보 내리꽂기’ 논란이 거센 대구를 방문한 것은, 이곳에 출마한 ‘진박’(진실한 친박근혜계)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윤상현 막말 녹음파일 공개’로 새누리당 친박-비박의 공천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는 시점인데다 현기환 정무수석이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과 전날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극비 회동을 했다는 언론보도까지 나오면서 박 대통령의 공천·총선 개입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동구)와 대구전시컨벤션센터(엑스코·북구)에서 열린 대구국제섬유박람회, 스포츠문화산업진흥대회(수성구) 등 3곳을 잇따라 방문하는 이례적 강행군에 나섰다.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위치한 대구 동구의 현역 의원은 새누리당 소속 류성걸(갑)·유승민(을) 의원으로, 각각 ‘진박 후보’인 정종섭·이재만 예비후보의 도전을 받고 있다. 북구 역시 권은희 의원이 ‘진박’ 하춘수 예비후보의 추격을 받고 있는 곳이다. 수성구에선 김문수 새누리당 예비후보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와 박빙의 접전을 펼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혁신센터)를 방문해 그동안의 성과를 점검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어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2016 대구국제섬유박람회’를 찾은 박 대통령은 “섬유산업은 창의력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고부가가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창조경제의 대표적 산업으로 변화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스포츠 문화·산업 비전 보고대회’에도 참석해 스포츠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오후에는 경북 안동에서 열린 경북도청 신청사 개청식에 참석했다.
청와대는 이날 대구·경북 지역 방문에 대해 “창조경제와 문화융성과 관련된 행보”(청와대 관계자)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대구 방문에 대한 정치적 논란을 피하려는 듯, 대구 행사에는 새누리당 소속 총선 예비후보들을 초청하지 않았다. 하지만 경북도청이 주관한 경북도청 신청사 개청식에는 현역 및 예비후보자를 모두 초청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행사를 마친 뒤 예비후보 중에선 맨 앞줄에 있던 정종섭 예비후보하고만 악수를 해 ‘진박 밀어주기’ 논란에 불을 붙였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대통령의 현장 행보 자체를 문제삼을 수는 없지만, 지금은 총선을 앞둔데다 여당 안에서 진박-비박 논쟁이 벌어지는 민감한 시기”라며 “이번 방문은 불필요한 의혹을 만들어내고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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