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과학의 날인 21일 서울 한국과학기술원(KIST)에서 열린 과학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기 전 우리나라 1세대 원로 과학자들을 만나 과학기술 및 경제발전에 기여한 공로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왼쪽부터 초기 원로과학자 문탁진·장인순 박 대통령. 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서울 성북구 과학기술연구원(KIST·키스트)에서 열린 ‘제49회 과학의 날, 제61회 정보통신의 날 기념식’에서 1세대 원로과학자들과 만나 “조국의 부름에 기꺼이 응해서 장비도 제대로 없는 어려운 환경에서 연구개발에 젊음과 인생을 다 바친 분들이 계셨던 덕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환담에는 1966년 키스트 설립부터 함께 한 김은영(79), 김훈철(83), 문탁진(82), 안영옥(84), 윤여경(81) 박사와 원자력연구소 원로 과학자인 장인순(76·원자력) 박사가 함께 했다. 박 대통령은 이들 원로과학자들과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의 키스트 설립의 의미를 높이 평가하며, 당시의 ‘추억’을 공유했다.
박 대통령은 “(키스트 설립 당시) 험프리 미국 부통령이 ‘키스트의 인재유치는 세계 유일의 역두뇌유출 사례다’라고 말했다는데, 이 분들의 애국심으로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이라며 원로과학자들의 ‘애국심’을 강조했다. 이에 안영옥 박사는 1965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린든 존슨 당시 미국 대통령의 과학고문이었던 도널드 호닉 박사에게 전달했던 편지를 박 대통령에게 전했다. 당시 호닉 박사를 단장으로 한 6명의 조사단은 한국을 방문해 키스트 설립에 필요한 사항을 조사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이에 “당시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부터 원조를 받을 때 단기적인 도움 대신 키스트 설립을 요청했다”며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던 대한민국을 이렇게 일으킨 데는 과학기술이 기반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문탁진 박사는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모든 중요한 일들을 키스트에 맡겨서 힘들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윤여경 박사는 종합제철사업 기획에 참여했던 때를 떠올리며, 모두가 안 된다고 하는 사업을 당시 박정희 대통령과 김학렬 부총리가 키스트에서 해보라고 지시해 성공시켰던 일을 소개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박 대통령은 김은영 박사가 키스트에서 정년퇴직했다고 밝히자 “고생도 많으셨지만 나라를 일으키는 데 큰 역할을 하셨기 때문에 보람도 컸으리라 생각한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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