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둔 채로 또 ‘돌려막기 개각’

문체부 조윤선…3번째 기용 진기록
농식품부 김재수·환경부 조경규
야권 “국정 쇄신 없는 찔끔 개각”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조윤선(50)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명하는 등 3개 부처 장관에 대한 개각 인사를 단행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김재수(59)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이, 환경부 장관에 조경규(57) 국무조정실 2차장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하지만 교체 필요성이 거론돼온 법무부·외교부 장관 등은 유임해, ‘반쪽·찔끔 개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병우 민정수석 등 청와대 개편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조윤선 문체부 장관 후보자는 현 정부에서 여성가족부 장관, 청와대 정무수석에 이어 내각에 또 기용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박 대통령은 4개 부처 차관(급) 인사도 단행했다. 국무조정실 2차장에 노형욱(54) 기재부 재정관리관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에 정만기(57) 청와대 산업통상자원비서관을 임명했다. 또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에 박경호(53)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를, 농촌진흥청장에는 정황근(56) 청와대 농축산식품비서관을 임명했다.

하지만 현직 검사장(진경준)이 비리 혐의로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로 ‘대국민 사과’까지 한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개각 명단에 빠졌다. 현 정부 ‘원년멤버’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사드 국내 배치 논란 등에도 유임됐다.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기념식 제창 불허 논란으로 야당이 해임을 요구한 박승춘 보훈처장(차관급)도 유임됐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개편 인사는 하지 않았다. 가족회사를 통한 세금 탈루 의혹 등에 휩싸인 우병우 민정수석을 재신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개각과 우 수석 거취를 연결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정 쇄신에 대한 국민의 요구와 기대를 ‘소폭 개각’, ‘시늉내기 개각’으로 회피하려 한 것은 아닌지 의심을 갖게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도 “국정 쇄신도, 민심 수렴도, 지역 탕평도 없는 3무(無) 개각”이라고 지적했다.

최혜정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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