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급할 가치 없어” 말만 되풀이
정윤회 등논란에 적극 해명한 것과 대조
정윤회 등논란에 적극 해명한 것과 대조
청와대는 21일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가 청와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 등과 관련해 “언급할 만한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밝혔다. 전날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최순실씨와의 인연으로 발탁됐고, 박 대통령의 헬스트레이너인 윤전추 행정관도 최씨가 추천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최씨의 청와대 인사개입 의혹과 최씨가 박 대통령의 액세서리를 구입해 제공했다는 조 의원의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며 언급할 만한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부인했다. 정 대변인은 또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최씨와 만난 적이 있나’라는 질문에 “전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무대응으로 가는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도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만 답했다.
청와대는 최순실씨 관련 의혹에 대해 ‘부당한 정치공세’라며 공식 대응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무대응 전략’의 바탕에는 최씨의 청와대 인사개입 의혹 등 ‘비선실세’ 논란에 청와대가 뛰어들 경우, 정치쟁점화돼 오히려 논란이 확산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정 대변인은 ‘제기된 의혹을 조사했느냐’는 질문에도 ‘사실이 아니고, 말씀드릴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이런 대응은 2014년 11월 최씨의 전 남편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당시와는 다른 모습이다. 청와대는 문건 유출 보도가 나온 당일 고소장 제출 방침을 밝히고, 문건 내용보다 유출 경위를 수사하도록 ‘사실상’ 지시하는 등 강력히 대응했다. 지난 7월 우병우 수석 처가와 넥슨의 땅거래 관련 의혹이 제기됐을 때도 청와대는 “정상적인 거래”라는 대변인 브리핑을 내는 등 적극 해명에 나선 바 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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