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환·김장환 등 기독교계 만나
“청와대 굿·사교 소문 사실 아냐”
일부 초청인사 망언·우익 전력 ‘도마’
오전엔 염수정 추기경 만나
“청와대 굿·사교 소문 사실 아냐”
일부 초청인사 망언·우익 전력 ‘도마’
오전엔 염수정 추기경 만나
박근혜 대통령은 7일 종교계 원로들과 만나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등 성도들에게 오해받을 사이비 종교 관련 소문 등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날 초청된 이들 중에는 우익 기독교계 인사들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 ‘민심 청취’와는 동떨어진 행보라는 비판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염수정 추기경을, 오후에는 기독교 원로인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와 김삼환 목사(명성교회 원로)를 청와대로 초청해 국정현안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이 자리에서 종교계 원로들은 박 대통령에게 현 시국상황에 대한 우려와 함께 하루빨리 정국이 안정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과 원로들의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밝히지 않았고, 다만 박 대통령이 “사이비 종교 관련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한 부분만 공개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과 관련해, ‘박 대통령이 사교에 씌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자 종교계의 반감을 우려해 이를 거듭 부인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대국민 담화에서도 “제가 사이비 종교에 빠졌다거나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박 대통령과 만난 원로들의 면면도 구설에 오르고 있다. 특히 김삼환 목사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망언으로 물의를 빚은 인사다. 김 목사는 세월호 참사 20여일 뒤인 지난 2014년 5월11일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 설교에서 “하나님이 공연히 이렇게 (세월호를) 침몰시킨 게 아니다. 나라를 침몰하려고 하니, 하나님께서 대한민국 그래도 안 되니, 이 어린 학생들 이 꽃다운 애들을 침몰시키면서 국민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해 비판을 받았다. 그 일주일 뒤인 5월18일에도 “세월호(를 두고) 해경 때문이다, 청와대 때문이다, 해수부 때문이다(라고 하면서) 비판 안 하는 데가 없다. 그러면 안 된다”며 박 대통령을 옹호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김장환 목사 역시 보수인사로 분류되며, 196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3선 개헌 지지 선언에 나선 전력이 있다. 종교계와의 만남을 ‘지지층 결집용’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의심이 나오는 대목이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지난 4일 대국민담화에서 ‘종교계와 사회 각계의 원로와 자주 소통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며 “오는 9일 오후에는 대한불교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 스님을 초청해 국정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들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청와대를 방문한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와 악수를 하고 있다. 가운데는 김삼환 목사(명성교회 원로)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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