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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대구 서문시장 15분 방문…박 대통령 ‘여론 반전’ 꾀했나

등록 2016-12-01 21:45수정 2016-12-01 22:17

‘농단 사태’ 이후 35일만에 외부 일정
상인들과 만남 없이 떠나
시민단체 회원들 ‘퇴진’ 외쳐
시민단체 회원들과 시민들이 1일 오후 대구 중구 동산네거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서문시장 화재 현장 방문에 맞춰 퇴진을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대구/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시민단체 회원들과 시민들이 1일 오후 대구 중구 동산네거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서문시장 화재 현장 방문에 맞춰 퇴진을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대구/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 화재현장을 방문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박 대통령이 외부 일정에 나선 것은 지난 10월27일 제4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이후 35일 만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30분께 취재진을 동행하지 않고 수행 인원도 최소화한 채 서문시장을 방문해 화재가 난 4지구 일부를 15분 정도 둘러봤다. 박 대통령은 김영오 서문시장 상인연합회장의 설명을 들으며 현장을 살폈을 뿐, 평소와 같이 상인들과 만나 악수를 하거나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김 회장과 화재 피해 지역을 돌아보면서 “서문시장 상인 여러분들은 제가 힘들 때마다 늘 힘을 주셨는데 너무 미안하다. 현재 상황에서 여기 오는 것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지만 도움을 주신 여러분들이 불의의 화재로 큰 아픔을 겪고 계시는데 찾아뵙는 것이 인간적인 도리가 아닌가 생각해서 오게 됐다”고 말했다고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박 대통령의 서문시장 방문은 오전에 전격적으로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참모진들은 애초 화재가 아직 진압되지 않았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민심이 심상치 않다며 만류했으나, 박 대통령의 방문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에서도 난색을 표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 벌어진 재난을 두고 볼 수 없다며 방문하겠다는 뜻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 서문시장은 박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를 맞을 때마다 찾았던 곳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은 15분의 짧은 방문을 마친 뒤 돌아오는 길에 차 안에서 눈물을 흘렸다고 정 대변인은 전했다. 정 대변인은 “대통령이 피해 상인들을 만나서 손이라도 잡고 직접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싶어했는데 화재 현장에서 아직 진화작업이 계속되고 있어 상인들을 다 직접 위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현장에 계속 있으면 도움이 안되고 피해만 줄 수 있는 상황이라서 오래 머무를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전격 방문’을 두고 박 대통령이 국정 챙기기를 재개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박 대통령의 핵심 지지기반인 대구를 방문해 여론 반전을 도모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외부 행사인데도 기자단을 동행하지 않은 것 역시 매우 이례적이다.

현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시민 50여명은 박 대통령의 서문시장 방문에 맞춰 서문시장 옆 동산네거리에 나와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한 상인은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인 박 대통령을 향해 “화재민들 한 번만 보고 가세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예”라고 대답한 뒤 바로 승용차에 올라 서문시장을 떠났다. 화가 난 4지구 상인들은 취재진 앞에서 박 대통령을 비판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대구의 85개 단체가 연대한 ‘박근혜 퇴진 대구시민행동’은 이날 긴급성명을 내어 “서문시장 방문을 과거처럼 위기 극복의 수단으로 삼으려는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최혜정 기자, 대구/김일우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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